국내 건설사들이 경기 불황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방 중소건설사들은 물론 중견 건설사들까지 잇달아 쓰러지면서 외환위기 시절보다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잇단 대형사고가 발생해 건설업계의 어깨는 더욱 처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건설업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믿음이 존재한다. 과거에도 숱한 어려움을 딛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회자되는 기념비적인 건축물을 통해 기술력을 과시했기 때문이다. 우리 건설사들이 국내외에 지은 랜드마크를 알아보면서 K-건설의 힘찬 부활을 응원해 본다. [편집자 주]
[미디어펜=박소윤 기자]한때 콘크리트와 먼지만 남았던 여의도 옛 통일주차장 부지. 오랜 시간 서울 한복판의 흉물로 방치됐던 그곳이 이제는 서울의 심장을 비추는 랜드마크로 다시 태어났다. 그 변화의 주인공은 포스코이앤씨가 완성한 초고층 복합단지 '여의도 파크원'이다. 포스코이앤씨의 정밀한 기술력과 스마트건설 솔루션이 결합된 여의도 파크원은 서울 도심의 스카이라인을 새롭게 그리며 한국 건설 기술력의 진화를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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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 파크원 전경./사진=포스코이앤씨 |
◆ 포기된 땅, 기술로 되살리다
'여의도 파크원'은 여의도 중심부 약 4만6000㎡ 부지에 들어선 초대형 복합단지다. 지하 7층부터 지상 69층에 이르는 초고층 오피스 타워 2개 동과 8층 규모의 대형 쇼핑몰 '더현대 서울', 31층 규모의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로 구성됐다. 여의도 IFC보다 약 1.3배 넓은 규모로, 국내 초고층 건물 가운데 세 번째 높이를 자랑한다.
지금은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지만, 그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2007년 첫 삽을 뜬 이후 시행사와 시공사 간 갈등, 자금난, 소송 등이 이어지며 공사가 장기간 표류했다. 국내 유수의 건설사조차 손을 뗀 난공사 현장은 사실상 방치 상태에 가까웠다.
반전은 2016년, 포스코이앤씨가 새 시공사로 합류하면서 시작됐다. 업계 안팎의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위험 부담보다 기술로 해낼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약 1조1940억 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초고층 건설 기술과 고품질 자재를 앞세워 정밀도·안정성·품질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목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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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공된 여의도 파크원의 내부 모습./사진=포스코이앤씨 |
◆ 초고층 시공 노하우 총망라…'6대 핵심 기술' 적용
시공 과정에는 총 6만3000톤의 철강재가 투입됐다. 이 중 약 80%인 5만1000톤이 포스코에서 생산된 강재로, 구조적 안정성과 품질을 모두 충족시켰다. 초고층 구조물에 적용된 TMCP(열처리제어공정) 강재는 우수한 내진성과 용접성을 지닌 고부가가치 소재로, 후발 철강사 제품과 확연히 차별화되는 성능을 보여준다.
여의도 파크원은 포스코이앤씨의 초고층 시공 노하우가 집약된 현장이기도 하다. △초고층 구조 기술 △고성능 재료 기술 △첨단 시공 기술 △시스템 최적화 기술 △거주·설비 성능 기술 △스마트컨스트럭션 기술 등 '6대 핵심 기술'이 적용됐다.
특히 '고압 콘크리트 압송기술'은 국내 최초로 국산화돼 고강도 콘크리트를 최대 500m 높이까지 한 번에 압송할 수 있다. 압송관에 IoT 센서를 부착해 압력과 유동성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품질을 균일하게 유지했다. 또한 오피스 외부에 설치된 8개의 메가컬럼과 이를 연결하는 메가브레이스를 통해 구조적 안정성을 극대화하면서, 내부 코어를 최소화해 넓은 오피스 공간을 구현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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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준공 당시 기준 국내 주요 초고층 빌딩 표와 포스코이앤씨 초고층 시공 실적./사진=포스코이앤씨 |
정밀 시공도 핵심 과제였다. 포스코이앤씨는 기존 시공사가 진행한 약 25% 구간의 오차를 바로잡기 위해 3D 스캐닝과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기술을 전면 도입했다. 이를 통해 실제 구조물 데이터를 설계 모델과 실시간으로 비교·보정하면서 정밀한 수직도를 확보했다. 품질관리 효율과 공정 속도를 동시에 실현, '기술로 완성한 정밀 시공'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서울 넘어 '아시아 금융 허브'로 도약
파크원의 준공은 여의도를 문화·상업·업무가 융합된 복합도시로 변모시키는 계기가 됐다. '더현대 서울'이 개점 직후 연간 방문객 2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명실상부한 도심형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은 것도 이 프로젝트의 상징적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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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 파크원 외관 모습./사진=포스코이앤씨 |
한국을 '아시아 금융 허브'로 도약시키는 전초기지 역할도 수행 중이다. 실제 파크원 준공 이후 금융사와 자산운용사의 입주가 잇따랐다. 당시 프로젝트 파이낸싱 업무를 주관했던 NH투자증권은 오피스 타워 일부를 매입해 본사를 이전했고, 우리자산운용과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도 입주했다. 증권사와 가상자산 기업도 연이어 자리를 옮겼다.
포스코이앤씨는 여의도 파크원의 성공적 준공으로 국내 건설업계 '초고층 시공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여의도 파크원(69층·333m)을 비롯해 해운대 엘시티(101층·412m), 포스코타워 송도(68층·305m), 송도 더샵 퍼스트월드(64층·237m) 등 주요 프로젝트를 시공한 경험을 쌓으며 초고층 시공 분야의 절대 강자로서 명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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