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해결 방안으로 ‘주목’…생산성 향상 효과 ‘뚜렷’
고용 창출 악영향 우려…“새로운 일자리 증가할 것”
[미디어펜=조태민 기자]건설사들이 무인화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기 침체 속 인력난, 고령화, 줄어들지 않는 산업재해 등을 이겨내기 위한 전략이지만, 일각에서는 고용 창출 효과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무인화 기술은 불가역인 만큼, 인력 단순 대체가 아닌 보완적 역할이 핵심으로써 오히려 새로운 일자리가 증가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 포스코이앤씨의 원격제어 굴착기./사진=포스코이앤씨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원격제어 굴착기 기술을 여수 화태~백야 도로 건설현장(제1공구 월호도 구간)에 시범 적용, 실증에 성공했다. 실증에 투입된 원격제어 굴착기는 내륙의 원격 조종실에서 실시간으로 조작할 수 있다.

또 360도 어라운드뷰 카메라, 접근 감지 레이더 센서, 안전 경고등 등 첨단 안전장치를 갖췄다. 통신 불안정 시 자동 정지, 장애물 감지 시 즉시 중단 등 사고 예방형 제어 시스템도 적용돼 안전성과 효율성 동시 확보했다. 

건설사가 무인화 기술을 개발에 속도를 올리는 것은 인력 부족, 안전사고, 인건비 상승 등 건설업의 구조적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 경제 회복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하 건정연)에 따르면 건설산업 생산성과 디지털 혁신의 상관관계를 0.79, 디지털화가 1% 진전될 때 생산성은 0.81%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건설산업의 자동화·무인화 등 디지털 혁신 수준을 제조업 수준까지 끌어올리면 생산성이 25%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건설업의 무인화가 고용창출에 부정적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우려한다. 무인화 기술이 저숙련 노동 인력을 대체하면서 경력을 쌓을 시간을 주지 않고 이로 인해 고숙련 노동자 역시 점차 줄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산업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인공지능(AI)으로 인해 일자리 창출 및 대체 등 일자리 지형의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특히 건설직의 채용이 가장 크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업계는 무인화로 인한 고용난은 ‘어불성설’이라고 입을 모은다. 오히려 무인화를 통해 새로운 유형의 기술직, 로봇 운영·정비 인력, 데이터 분석 전문가 등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일자리는 2030년까지 80만 개가 감소하지만 4차 산업혁명에 적극적으로 대응할경우 92만 개의 일자리가 증가, 전체적으로 12만 개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단기적으로 단순 근로자 일자리 감소가 생길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과 새로운 수요 창출로 인해 일자리 총량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또 건설산업 디지털 가속화로 생산성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건설고용의 질이 개선된다면 청년층 등의 신규 유입을 기대할 수 있어 오히려 건설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미 건설업은 노동집약산업에서 기술산업으로 변모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그 속도와 방향이 명확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건설고용의 질이 개선된다면 청년층 등의 신규 유입도 기대할 수 있어 건설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시공 분야에서는 현장인력의 자동화, 공장화로 대체되면서 일부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정부는 건설산업 고용창출 목표를 기존 양적 수치 중심에서 질적 평가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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