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3분기 매출 첫 3조원 돌파… 카카오 영업이익 2000억원↑
'AI 에이전트 플랫폼' 공통 목표… 검색·메신저 이미지 탈출 꾀해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AI(인공지능) 훈풍을 타고 나란히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양사는 향후에도 AI 관련 사업을 확장하며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 네이버 카카오 CI./사진=각 사 제공


10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모두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네이버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한 3조1381억 원, 영업이익은 8.6% 성장한 5706억 원을 기록했다. 카카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866억 원, 2080억 원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9%, 59% 늘었다. 

양사는 AI 기술 고도화와 서비스 접목 강화를 핵심 성장 요인으로 꼽으며 본격적인 AI 중심 비즈니스 구조 전환의 성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네카오는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플랫폼 이용자 체류율을 높이기 위해 AI 기능을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단순 검색·메신저 이미지서 벗어나 AI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에이전틱 AI'는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수립하며 상황과 맥락에 따라 유연하게 행동하는 능동형 모델을 일컫는다.

◆ 네이버 '에이전트N' 생태계 구축… 카카오 내년 '카나나 서치' 공개

   
▲ 김범준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가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팀네이버 통합 콘퍼런스 '단25(DAN25)'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우선 김범준 네이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그동안은 검색 서비스가 가장 대표적인 네이버의 정체성이었다"면서도 "앞으로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수행해 줄 수 있는 에이전트 서비스로서 자사의 정체성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네이버는 검색·쇼핑 중심에서 '에이전트N'으로 생태계를 구축해 데이터 기반 AI 추천·탐색을 강화하고 커머스 거래 확대에 집중할 전망이다. 에이전트 N은 네이버의 검색·쇼핑·지도·배송·결제·콘텐츠 등 모든 서비스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해 사용자의 맥락을 이해하고 다음 행동을 제안·실행까지 해주는 에이전트 AI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내년 1분기를 겨냥해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에서 작동하는 '쇼핑 AI 에이전트'를 도입할 계획이다. 같은 해 2분기에는 통합 검색 내 생성형 AI 경험을 담은 'AI 탭'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검색 플랫폼에 AI 기반 광고 효율을 증대시켜 광고주 저변을 넓히고 관련 매출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커머스 측면에서는 AI 추천·탐색 기능을 고도화해 이용자 체류율을 높이고 거래량을 확대해 매출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 카카오가 새로운 AI 서비스 ‘카나나 인 카카오톡(Kanana in KakaoTalk)’의 베타 테스트에 참여할 이용자를 사전 모집한다고 지난달 1일 밝혔다./사진=카카오 제공


카카오 역시 AI가 스스로 생각하고 상황에 따라 행동하는 에이전틱 AI 생태계를 구현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번 분기를 시작으로 더 많은 이용자와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하면서 AI와 대화만으로도 이용자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고 실행까지 완결할 수 있는 에이전틱 AI를 구현해 한 번 익숙해지면 되돌아갈 수 없는 비가역적인 AI 서비스 경험을 선사해 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카톡) 기반 슈퍼앱을 중심으로 이용자 체류에 주력할 전망이다. 카톡의 강점을 기반으로 내수 시장 생태계 강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 카카오는 지난달 28일 선보인 '챗GPT for 카카오'와 베타 테스트를 진행 중인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통해 AI 에이전트 접점을 늘릴 계획이다. 또 에이전틱 AI 생태계 구축을 위해 내년에는 '카나나 서치' 등 맥락 이해형 검색·서비스 AI 에이전트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카카오는 외부 개발자와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 빌더'와 관련 생태계 플랫폼(플레이 MCP)을 통해 생태계 확장에 주력할 전망이다. 이미 커머스와 금융, 여행을 포함해 주요 버티컬 서비스 핵심 파트너들로부터 협업 문의가 오고 있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 네카오, 엔비디아 푼 GPU 수혜도… '이용자 행동 끌어내기' 관건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지난달 31일 경북 경주 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열린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경주 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이 가운데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가 한국 정부와 기업에 총 26만 장의 GPU(그래픽처리장치) 공급을 약속하면서도 네카오는 수혜를 입게 됐다.

지난달 31일 엔비디아가 국내에 공급하겠다고 밝힌 GPU 26만 장 중 6만 장은 네이버클라우드에 공급될 예정이다. 이는 단일 기업 기준 가장 많은 수치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엔비디아에서 공급받게 된 GPU를 AI 모델 개발을 위한 AI 데이터센터 구축·반도체 공장 효율 향상·자율주행차·로봇 등 '피지컬 AI' 사업 고도화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또 1만3000여 장은 정부가 주도하는 소버린 AI 확장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이 확보하게 됐다. 이 중 네이버클라우드가 3100장, 카카오는 2400장을 확보했다.

업계를 중심으로는 국내 플랫폼 양대 강자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AI 에이전트 전환에 나선 가운데, 결국에는 이용자의 실질적인 행동을 얼마나 잘 이끌어내는 지가 성패를 가를 핵심이라고 분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핵심은 이용자가 실제로 AI와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결국 누가 더 빠르게 이용자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AI 경험을 제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