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키움증권이 지난 7일 새벽 미국장이 폭락하는 상황에서 전산장애를 일으킨 여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들이 전반적으로 전산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는 가운데, 메리츠증권과 나란히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관측되던 키움증권의 경우 이번 전산장애로 등급 상승이 어두워진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반복된 전산 장애가 향후 발행어음 인가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
 |
|
| ▲ 키움증권이 지난 7일 새벽 미국장이 폭락하는 상황에서 전산장애를 일으킨 여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사진=키움증권 |
1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전산장애 여파가 주말을 넘기면서까지 계속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전산장애 지난 6일에서 7일로 넘어가는 밤 사이에 발생했다. 키움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영웅문S#'에서 접속 오류가 발생해 일부 사용자가 투자 거래에 차질을 빚은 것.
특히나 이 시점은 나스닥 지수가 1.90% 급락하는 등 뉴욕증시가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와중이라 투자자들의 피해가 더욱 컸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형 주식 커뮤니티 등에는 제때 물량을 매도하지 못한 키움증권 이용자들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전산장애 이슈는 잊을만 하면 한번씩 반복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키움증권의 경우 개인 투자자들의 압도적인 지지 속에서 성장한 회사인 만큼 개미들의 서비스 장애에 대해서는 타사 대비 더욱 거센 비판이 제기되곤 한다. 다만 이번 전산장애의 경우 그 '시점'에 더욱 많은 시선이 쏠린다.
키움증권은 올해 연말 신용평가사들의 수시평가를 통해 등급이 상향될 가능성이 긍정적으로 제기되고 있었기 떄문이다. 국내 신용평가 3사(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는 키움증권의 선순위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2020~2021년 이후 현재까지 AA- 수준으로 부여하고 있다.
문제는 자기자본 기준 상위 10개 증권사 중에서 AA- 등급에 머물러 있는 곳은 키움증권과 메리츠증권, 대신증권 정도라는 점이다. 나이스신용평가 기준 KB·삼성증권은 현재 AA+ 등급을 받고 있으며 미래에셋·한국투자·하나·신한투자증권은 AA 등급에 속해 있다.
어느덧 자기자본 5조~7조원 규모로 성장한 키움·메리츠증권은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회사들이다. 실제로 키움증권 내부에서도 올해 연말 등급 상향 기대감이 존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발행어음 인가 심사 또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발생한 이번 전산장애는 회사 측에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이미 지난 3~4월에도 세 번에 걸쳐 전산장애가 빚어지며 투자자 비판이 제기된 바 있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산장애 문제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사례가 쌓인다면 당연히 금융당국이나 신용평가사들의 판단에도 영향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