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도시정비사업 '9조 클럽'의 두 번째 주자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최근 현대건설이 부산 사직5구역 재개발로 9조 원 고지를 돌파한 가운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서울 핵심 정비사업 2건 수주를 앞두고 막판 총력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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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물산 사옥 전경./사진=삼성물산 |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은 현재까지 약 7조5501억 원 규모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기록 중이다. 올해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을 시작으로 △대림가락 재건축 △송파한양3차 재건축 △신반포4차 재건축 △장위8구역 재개발 △개포우성7차 재건축 △삼호가든5차 재건축 △신정동 1152 일원 재개발 등 시공권을 잇달아 따냈다. 당초 연간 가이던스인 5조 원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한동안 도시정비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던 삼성물산은 2023년 시장 재공략을 본격화한 이후 존재감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 4개년 간 도시정비 수주액도 △2021년 9117억 원 △2022년 1조8686억 원 △2023년 2조951억 원 △2024년 3조6398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들어서는 안정적인 시공능력,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앞세워 한남4구역, 개포우성7차 등 대형 수주전 승기를 연이어 거머쥐었다.
이달에는 약 7700억 원 규모의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수주를 목전에 두고 있다. 조합은 오는 15일 총회를 열고 수의계약 찬반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은 앞선 두 차례 입찰 과정에서 단독으로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로, 업계에서는 총회 통과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대교아파트 재건축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일대 576가구 아파트를 지하 5층~지상 49층, 4개 동, 912가구 단지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여의도 한강변에 자리한 입지와 도심 비즈니스 중심지라는 장점으로 향후 가치 상승 기대가 큰 곳으로 꼽힌다. 예정 공사비는 3.3㎡당 1120만 원, 총 7721억 원 규모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패스트트랙) 1호 사업장이라는 상징성도 지닌다. 대교아파트는 신속통합기획을 추진, 기부채납 시설로 인근 학교 학생들과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체육센터를 조성한다. 이 센터에는 25m 6레인 실내수영장, 골프연습장, 요가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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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 대교아파트 전경./사진=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 조합 |
대교아파트 수주가 성사되면 삼성물산의 누적 수주액은 8조3222억 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여기에 DL이앤씨와 함께 참여 중인 은평 증산4구역 재개발(총 1조9435억 원 규모)까지 수주할 경우, '9조 클럽' 입성이 사실상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증산4구역은 은평구 증산동 일원 16만6531㎡ 부지에 최고 41층, 3574가구를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공공분양 2425가구, 이익공유형 717가구, 공공임대 432가구로 구성된다. 삼성물산의 구체적인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총 사업비가 2조 원에 달하는 만큼 실적 기여도가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분율을 절반가량(약 9750억 원)으로 추정하면 누적 수주액은 9조3000억 원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올해 들어 정비시장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키며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며 "여의도·은평 등 주요 사업 성패에 따라 '9조 클럽'의 두 번째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연내 여의도 대교아파트와 증산4구역 등을 확보하면 올해 연간 수주액이 9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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