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양국, 서로 역할 지지하며 국제평화 위해 연대하기로”
알시시 대통령 “한국의 높은 방산 기술력에 신뢰...호혜적 협력 기대”
이 대통령, 정상회담 후 카이로대 연설...중동 외교 구상을 설명할 듯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이집트를 공식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취임 후 첫 정상회담을 갖고 수교 30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 정상은 이날 오전 11시 카이로 대통령궁 앞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을 열고 11시 11분부터 35분간 알시시 대통령과 단독회담을 진행했다. 이어 11시 46분부터 양국 참모를 대동한 확대회담을 시작해 오후 1시 2분까지 111분간 논의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압델 파타 알시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언론 발표에서 양국 정상이 ‘한-이집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추진을 언급하며 “CEPA 협상이 조속히 개시돼 광범위한 경제 협력을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이재명 대통령과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동언론발표에서 두손으로 악수하고 있다. 2025.11.20./사진=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반도와 중동 정세를 둘러싼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졌다”며 “알시시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시대를 열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가자지구 휴전·재건 등 중동 평화를 위해 역할을 해온 이집트 노력을 높이 평가했고 가자 난민의 인도적 위기 해결을 위해 지속 협력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양국은 서로 역할을 지지하며 동시에 국제평화를 위해 연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제 분야에 대해서는 “이집트는 아프리카·중동·유럽을 잇는 전략적 허브이며 한국은 성공적 산업화 경험과 세계적 기업들을 갖춘 나라”라며 “양국 간 경제협력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경제자유구역 조성 지원, 한·이집트 사회보장 협정 등 양국 간 협력 사업에도 속도를 내기로 뜻을 모았다.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한-이집트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 2025.11.20./사진=연합뉴스 [공동취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방산 협력도 중요한 의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K-9 자주포 공동생산으로 대표되는 양국의 방산 협력이 FA-50 고등훈련기, 천검 대전차 미사일 등으로 확대되길 바란다”고 제안했고, 알시시 대통령은 “한국의 높은 방산 기술력에 대해 신뢰를 갖고 있으며 공동생산 등 호혜적 협력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이 ‘교육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며 “과학·한국어·직업기술 교육은 물론 교육의 디지털 전환에서도 긴밀히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화 분야에서도 ‘문화협력 MOU’를 체결하며 이 대통령은 “이집트는 중동 문화 콘텐츠 선도국이자 K콘텐츠 인기가 높은 국가”라며 “공연예술·출판·박물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알시시 대통령과 정상회담 종료 후 공식 오찬을 갖고 오후에 카이로대학교 연설을 통해 대중동 외교 구상을 설명할 예정이다. 저녁에는 재외동포 간담회도 가진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집트 국영신문 ‘알아흐람’에 기고문을 통해 한·이집트 관계를 ‘평화·경제·문화’ 3축 협력으로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집트가 추진 중인 ‘비전2030’에 가장 신뢰할 만한 파트너는 대한민국”이라며 “‘한강의 기적’과 ‘나일강의 기적’을 일군 국가가 경제·발전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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