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금융지주의 연말·연초 인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각 지주는 디지털 전환과 리스크 관리 강화, 글로벌 확장이라는 공통 과제를 안고 있는 가운데,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생산적 금융 기조'에 발맞춰 조직 재정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본지는 총 8회에 걸쳐 각 주요 금융지주의 주요 계열사 인사전망을 순차적으로 살펴본다.[편집자주]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하나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 7곳 최고경영자(CEO)의 임기만료가 한꺼번에 도래하면서 이들의 연임 여부와 교체 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인사는 '함영주 2기 체제'의 본격적인 방향성을 가늠할 첫 시험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하나금융 제공.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14개 계열사 가운데 올해 임기를 마치는 하나증권(강성묵 대표) 하나생명(남궁원 사장), 하나손해보험(배성완 사장), 하나자산신탁(민관식 사장),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정해성 대표), 하나금융TI(박근영 사장), 하나F&I(강동훈 대표) 등 7곳 계열사에서 변화가 예상된다.

함 회장이 2기 체제를 확고히 구축하기 위해 일부 조직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면서 계열사별 실적 등을 토대로 교체 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은행·자산관리·디지털 등 그룹의 주요 성장축과 일부 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인적 쇄신이 단행될 경우, 그룹의 조직 개편 흐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며 향후 3년간 경영 구도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함 회장은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아왔으며, 향후 14개 계열사 간 협업 강화를 통해 비은행 수익 기여도를 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해왔다. 이에 따라 해당 부문의 성과 기여도를 중심으로 한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 계열사 가운데선 특히 그룹 내 비은행 부문의 핵심축인 하나증권과 하나생명, 하나손해보험 수장의 교체 여부가 주목된다. 업계에선 그룹 내 비은행 부문의 핵심 계열사를 맡아 증권 부문의 안정적인 수익을 꾸준히 견인해 온 강 대표의 연임을 높게 관측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654억원, 당기순이익 62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6.9%, 24.1% 성장했다. 이 같은 성과는 영업 경쟁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자산관리(WM), 기업금융(IB), 세일즈 앤 트레이딩 (S&T) 등 전 부문의 실적이 개선된 데 따른 결과다. 

또한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도 영업이익 1420억원, 당기순이익 2251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그룹 내 비은행 부문의 핵심 계열사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 대표는 지난해 취임 후 하나생명을 적자구조에서 흑자로 전환시키며 그룹 내 비은행 부문에서 안정적인 경영성과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교체보다 연임 쪽에 무게가 실린다. 올해 3분기까지 3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6% 증가했다. 이러한 실적개선은 저수익 저축성 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 보험 판매를 강화한 전략과 위험자산의 비중을 조절하는 등 투자 수익구조를 개선한 결과로 분석된다.

배 사장은 지난해 취임 이후 적자 규모를 줄이는 데 일부 성과를 거뒀다. 다만 수익성 개선에도 하나손보의 장기 부진과 적자가 지속되며 연임 기로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3분기 기준 당기순손실은 129억원으로 전년 동기(114억원) 대비 13.16%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133억원으로 지난해(119억원)보다 11.86% 늘었다.

특히 자본 건전성 확보를 위한 유상증자에도 향후 보험 부채 증가 및 손해율 리스크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해 실적개선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을지가 연임을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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