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현재의 남북관계를 “언제든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진단했다. 동시에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되 한중관계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국익 중심 실용 외교 원칙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남북관계가 매우 적대적·대결적 양상으로 변하면서 북한이 초보적 신뢰도 없이 극단적 행동을 보이고 있다”며 “모든 연결선이 끊겨서 우발적 충돌 시 해결할 길이 없다”고 우려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 ‘철천지 원수’로 남북관계를 규정하면서 대화와 접촉을 일절 거부하고 있다”며 “아무리 적대적인 국가 사이라도 핫라인을 가져야 한다. 오른손으로 싸우더라도 왼손으로는 악수해야 하는데, 지금 남북은 단절된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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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G20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다음 방문지인 튀르키예로 향하는 공군 1호기에서 순방 기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11.24./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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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흡수통일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통일대박론’, 무인기 출격, 대북 확성기 방송 등 과거 정책들을 언급하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인들이 책임도 못 질 얘기를 쓸데없이 하면서 갈등만 격해지지 않았느냐”며 “국가가 업보를 쌓았다. 이를 해소하려면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자꾸 피하면 쫓아가서라도 말을 붙여야 한다. ‘군사분계선이 불명확해 총격전이 벌어질 수 있으니 대화해서 선을 긋자’는 제안이라도 해야 한다”며 “끊임없이 선의를 전하고 노력해 바늘구멍이라도 뚫어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을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중도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흡수통일을 할 생각이 없다”며 “먼저 북한과 대화하고 평화 공존을 이루고 그다음에 얘기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연합훈련 축소 논의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가장 예민해 하는 사안”이라면서도 “남북 간 평화 체제가 확고하게 구축되면 훈련을 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장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 체제’가 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돈이 드는 합동군사훈련을 안 해도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은 북한 국내총생산(GDP)의 1.45배에 달하는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지만 GDP 대비 3.5%까지 계속 증액해 나가야 한다”며 “현재 전시작전통제권도 없고 마치 한국이 외부의 지원이 없으면 자체 방위도 못 하는 것처럼 오해를 유발하고 있다. 이는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외교 기본 원칙은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하는 한중관계의 안정적 관리”라며 “이 기조의 근본은 국익 중심 실용 외교다. 미국·중국에도 명확히 얘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동맹을 군사뿐 아니라 경제·첨단기술 동맹 등을 포괄하는 복합 동맹을 발전시켜야 한다”며 “중국과 경제협력은 국익에 부합해 당연히 해야 한다. 둘은 양립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 견제 기조에 대해서는 “협력과 경쟁이 공존해 왔다”며 “국가 관계를 ‘일도양단’·‘올 오어 낫싱(All or Nothing)’으로 접근하면 남는 게 없다”고 강조했다.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를 연달아 만난 데 대해서는 “약간 무리를 했다. 중국 총리와 회동 후 일본 측에 특별히 요청해 균형을 맞춰 회동을 가졌다”며 “양측 회동에서 한국 입장을 충실히 설명했다. 곡해가 발생하지 않게 잘 협의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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