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원전·AI·건설 분야에서 성과 도출…“한국 방산 얘기하며 놀라워 해”
UAE와 방위산업 장비 및 한국형 원전 제3국 시장 공동진출 추진하기로
G20에선 다자주의·자유무역 강조…공동선언문 통해 2028년 의장국 공표
4조원 규모 카이로공항 확장사업 수주 요청…카이로대 ‘샤인’ 구상 발표도
튀르키예의 대규모 원전사업 참여 논의, ‘시놉 원전’ 초기 단계 참여키로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튀르키예까지 모두 4개국을 순방하며 방산, 건설, 원전에서 ‘K-산업’의 협력모델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G20 정상회의에서 오는 2028년 의장직 수임을 공표하고, G20 계기 인도, 브라질 등 브릭스(BRICS) 회원국 및 멕시코, 인도네시아, 튀르키예, 호주 등이 참여하는 믹타(MIKTA) 정상 회동을 주재하며 '글로벌 사우스(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와 관계 다지기로 외교 다변화도 실천했다.
   
이 대통령은 7박10일 일정의 중동·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26일 귀국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순방 도중 기내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각국의 방위산업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커지고 있다. 방위산업 또는 군사·안보 분야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많이 늘고 있다”면서 “우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도 우리와 무기를 공동개발, 공동생산, 공동판매, 시장개척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이어 “예를 들면 폴란드에 전차를 수출하고 일부는 현지생산을 한다. 인도의 경우 조선산업 협업을 구체적으로 요청했다”며 “인도의 제안은 한국, 일본과 3국간 조선 협력체계를 구축하자는 거였다. 그 부분은 판단할 여지가 있어서 추후에 논의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또 이 대통령은 “외국 정상들이 (대한민국의) 방산 얘기를 많이 한다. 매우 놀라워한다”며 “사실 미국도 전투기나 전차 외 잠수함과 군함 생산에서 많은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우리가 사실 다른 나라에 비해 방위산업 분야에서 괄목할 만큼 상대적 우위를 갖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대통령궁에서 열린 국빈방문 공식 환영식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이동하고 있다. 2025.11.18./사진=연합뉴스

   
▲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초고층 빌딩 부르즈 칼리파 외벽에 이재명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환영하는 태극기 조명이 점등돼 있다. 2025.11.19./사진=대통령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이번 UAE 국빈 방문에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지난 18일(현지시간) 만나 방산 및 원전, 인공지능(AI) 협력을 집중 논의했다. 한국산 방위산업 장비 및 한국형 원전의 제3국 시장 공동 진출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방위산업 분야에서 UAE로부터 150억 달러(약 22조 원) 이상의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약으로 유럽과 북미 등의 진출이 제한된 가운데 양국이 소형모듈원전(SMR), AI 기술을 적용한 원전 등 차세대 원자력 기술 협력을 모색해 주목된다.   

또 초기 투자 규모만 30조 원(약 200억 달러)에 달하는 UAE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도 우리가 참여해 AI과 에너지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의 방문에 앞서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UAE를 먼저 방문한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지난 18일 현지 브리핑을 통해 “방산, AI, K-컬처 등 분야에 걸쳐 기대되는 성과가 원화로 150조 원에 달한다. 이번 정상회담은 단순한 우호 과시가 아닌 실질적 경제동맹의 출발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담을 마친 뒤 양 정상은 ‘한국과 UAE 100년 동행을 위한 새로운 도약’이라는 제목의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이번에 양국은 원전, AI, 우주, 바이오, 지식재산 등 분야에서 7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다만 MOU 체결에서 방산 분야는 이번에 제외됐는데, UAE 측의 더 많은 협력 요청 때문이다.  

   
▲ 이재명 대통령과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대통령궁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2025.11.20./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해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만나 4시간 30분여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알시시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비공개로 4조 원 규모의 카이로 공항 확장사업을 한국기업이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이집트도 한국과 방위산업 협력을 요청했으며, 이 대통령은 이집트 대통령을 국빈 초청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대 연설에 나서 중동 및 북아프리카와 외교적 협력 및 경제, 문화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는 ‘샤인’(SHINE) 중동 구상을 발표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튀르키예를 방문한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대규모 원전사업 참여를 논의했다. 대통령실은 “튀르키예가 추진 중인 시놉 제2 원전사업에서 한국이 부지 평가 등 초기 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해 향후 사업 수주까지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또 양 정상은 ‘알타이 전차 사업’과 같은 성공적인 협력 사례를 더 많이 만들어 양국이 방산 강국 도약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으며, 바이오, 인프라, AI에서도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 튀르키예를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2025.11.24./사진=연합뉴스

미국이 보이콧한 남아공 G20 정상회의에서 이 대통령은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체제 유지를 강조하는 정상선언에 동참했다. 

이 대통령은 총 3개 세션에 모두 참가해 ‘포용성장’ 비전을 제시하고, 인공지능과 기후변화에 대한 대한민국의 주도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G20 정상들이 채택한 공동선언문을 통해 우리나라의 2028년 G20 정상회의 개최도 공표됐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믹타 의장국(2025년 2월~2026년 2월)으로서 회원국 정상들과 회동해 다자주의 및 국제협력 증진, 민주주의, 국제법 준수 등 핵심 공동가치를 재확인하고 이를 위한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2일 G20 정상회의 계기 프랑스, 독일과 각각 첫 양자회담도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내년 한불 수교 140주년을 앞두고 상호 방문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내년에 주요 7개국(G7) 의장국을 수임하는 프랑스와 다양한 국제 현안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를 만나선 방산 강국인 독일이 우리 기업과 협력을 심화하는데 관심을 당부했으며, 국제·경제질서 변화에 대응해 양국의 경제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 

또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구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독일의 지지를 요청했다. 양 정상은 내년에 상호 방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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