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권동현 기자] 그동안 갈등설이 불거질 때마다 ‘원팀·원보이스’를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인1표제’ 논란에 더해 조국혁신당의 ‘교섭단체 요건 완화’ 이행 요구까지 겹치며 복합적 압박에 직면했다.
정 대표는 당원 참여 확대 명분을 내세워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동일하게 만드는 ‘1인 1표제’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당내에서는 취약지역 배려나 대의원 제도의 역할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정 대표의 연임 포석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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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병기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11.26./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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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계속되는 당내 이견과 비판 속에 ‘1인1표제’ 당헌·당규 개정안 처리를 당초 예정된 28일에서 12월 5일로 연기했다.
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들은 자세히 들어봐야 알겠지만, 1인 1표제를 반대하는 의원은 단 한 명도 없다. 모두 찬성한다고 한다”며 “1인 1표제는 당원 주권 정당의 핵심 중 핵심 내용”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조국혁신당이 지난 대선 당시 야5당(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이 합의했던 교섭단체 요건 완화 이행, 이른바 ‘대선 청구서’를 꺼내들며 정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조 대표는 이날 오전 취임 인사 차 정 대표를 예방해 “지난 대선 때 범민주 5개 정당이 정치개혁을 담은 원탁회의 선언문에 합의했지만, 반년이 지나도록 답보 상태”라며 “누가 손해인지 이익인지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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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혁신당 조국 신임 대표를 접견,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2025.11.26./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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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정 대표는 “조국혁신당 어느 누구도 저에게 전화하거나 만나서 정치개혁에 대해 논의한 적이 없다”며 “언론을 통해 제가 정치개혁 의지가 없는 것처럼 비치도록 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앞으로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제가 당대표가 아니던 시기에 이뤄진 합의지만, 지금은 민주당 대표로서 책임 있게 논의하겠다”며 “정치개혁특위가 구성되면 지구당 부활 문제를 포함해 여야가 합의 가능한 부분을 충분히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조 대표는 지난 23일 열린 전당대회 수락 연설에서 “민주당에 묻는다. 정치개혁을 언제까지 미룰 것인가”라며 “민주당이 공동선언문을 서랍 속에 방치한다면 그것은 대국민 약속 파기이자 개혁 정당들에 대한 신뢰 파기”라고 밝혔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이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과 원내 교섭단체 구성을 추진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이는 국회 상임위원회 배분 등 의정 영향력 확대 전략으로 풀이된다.
결국 정 대표는 내부적으로는 ‘1인 1표제’ 논란을, 외부적으로는 조국혁신당의 정치개혁 압박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떠안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내부 개혁 논란과 조국혁신당의 ‘대선 청구서’가 맞물리며 정 대표가 정치적 부담이 늘어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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