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20만대 시대 진입…한국, 아시아 핵심 EV 시장 부상
글로벌 브랜드, 내년 신차 총공세…전기차 경쟁 구도 재편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전기차 시장이 올해 누적 등록 20만 대를 넘기며 '아시아 2위' 시장으로 존재감을 키운 가운데 내년에는 글로벌 브랜드의 전기차 신차 투입이 대폭 확대되면서 한국이 사실상 'EV 격전지'로 재편될 전망이다. 보급형부터 플래그십까지 전 라인업이 동시에 강화되며 전기차 시장은 새로운 경쟁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이달 13일까지 올해 새로 등록된 전기차는 20만650대로 집계됐다. 연간 전기차 신규 등록 대수가 20만 대를 넘어 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 폴스타 5./사진=폴스타 제공


◆ 한국, 아시아 2위 전기차 시장으로 급부상

올해 국내 전기차 등록대수는 20만 대를 돌파하며 중국에 이어 아시아 2위 전기차 시장으로 올라서자 업계에서는 3년간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끝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기차 보급 초기인 2011~2016년 동안 등록된 전기차는 1만1767대에 불과했지만, 이후 시장은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2020년 4만6713대였던 신규 등록 대수가 2021년 10만427대로 115% 급증했는데, 이는 정부 지원 확대와 제조사들의 전기차 라인업 확장, 코로나19 확산 이후 '저탄소 이동성' 수요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영향으로 분석된다.

다만 성장세는 2022년을 정점으로 속도가 둔화됐다. 2022년 16만4486대까지 늘었던 신규 등록 대수는 2023년 16만2605대로 소폭 줄었고, 올해는 14만6902대로 감소했다. 초기 수요층이 모두 진입한 뒤 충전 인프라 부족, 화재 위험성 논란 등이 부각되면서 '신기술 특유의 성장 피로감'이 나타났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시장이 다시 반등한 것은 제조사들이 다양한 전기차 신차를 집중 투입한 데다, 급속충전기(5만2000여기)와 완속충전기(42만여기)가 빠르게 확충된 점, 그리고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예년보다 이른 시점에 확정돼 연초 판매 공백 기간이 짧아진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 내년 신차 대거 투입…보급형부터 플래그십까지

한국 전기차 시장의 확대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의 전략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유럽·미국·중국 주요 제조사들은 한국을 '차세대 EV 최우선 공략지'로 설정, 내년 신차 투입 계획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디자인·테크·안전사양 등에서 요구 수준이 높은 한국 소비자 특성과 빠른 전동화 수용 속도가 글로벌 브랜드의 선제 투입 전략을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책 환경도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정부는 내년 전기차 구매 보조금 예산을 올해보다 20% 늘린 9360억 원 규모로 편성한 데 이어(올해 7800억 원), 충전 인프라 구축 예산 확대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확대로 가격 장벽이 완화되고 충전 인프라도 보강되면 내년 전기차 구매 여건은 한층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에는 국산·수입을 막론하고 다양한 전기차 신차가 시장에 대거 투입된다. 현대차는 대형 전기 SUV 제네시스 GV90과 첫 전기 MPV(가칭 스타리아 일렉트릭)를 준비 중이고, 기아는 EV3·EV4·EV5 GT 등 고성능 라인업을 확장하며 세그먼트별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수입 브랜드의 공세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BMW는 '노이어 클라쎄' 플랫폼을 적용한 신형 iX3를 국내 우선 출시군에 포함시켰고, 메르세데스-벤츠는 CLA·GLC 기반 전기 모델을 새롭게 내놓는다. 폴스타는 준대형 전기 SUV '폴스타 3'와 전기 GT '폴스타 5'를 투입하며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여기에 BYD·지커·샤오펑 등 중국 브랜드들도 2000만 원대 보급형 EV부터 중대형 모델까지 다양하게 준비하며 가격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내년을 전기차 시장의 본격 경쟁 원년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시장이 20만 대 시대를 열며 규모 면에서 안정 궤도에 올랐다면 내년에는 브랜드·차급·가격대가 모두 확장되며 진짜 '전기차 대전 2막'이 열릴 것"이라며 "단순히 차종이 늘어나는 것을 넘어 시장 구조 자체가 재편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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