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열, 신설 ‘전략컨트롤 조직’서 중책…그룹 전반 포트폴리오 관여
글로벌·신사업 더해 주요 현안 및 대전략 조율 등 핵심 의사결정 주도
차기 ‘그룹 총수’ 역할 맡아 경영능력 시험대…3세 승계 가속화 전망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이 그룹의 ‘두뇌’와 ‘심장’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롯데지주 내 신설되는 ‘전략컨트롤 조직’을 통해 그룹 전체의 판을 짜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인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대표이사로서 실행까지 직접 챙기게 된 것이다. 사실상 ‘3세 경영’을 위한 실질적인 친정 체제가 구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사진=롯데 제공


28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유열 부사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롯데지주에 새로 만들어지는 ‘전략컨트롤 조직(가칭)’의 키를 잡는다. 그룹은 이 조직의 구체적인 명칭이나 규모에 대해 함구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과거 신동빈 회장이 경영 수업을 받던 시절의 ‘정책본부’와 유사한 위상을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의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이 신사업 발굴에 국한됐다면, 이번 신설 조직은 그룹 전체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계열사 간 시너지를 조율하는 명실상부한 ‘컨트롤타워’다. 이번 인사에서 그룹의 옥상옥으로 불리던 헤드쿼터(HQ) 체제가 폐지된 빈자리를, 신 부사장이 이끄는 이 신설 조직이 채우며 권한이 더욱 막강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롯데 관계자는 “단순히 신사업을 찾는 것을 넘어, 그룹 전반의 체질을 바꾸고 미래 방향성을 결정하는 ‘설계자’ 역할을 신 부사장에게 맡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관리의 롯데’에서 ‘혁신의 롯데’로 넘어가는 키를 신 부사장에게 쥐여준 셈이다.

동시에 신 부사장은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CEO) 타이틀도 달았다. 전략을 짜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룹이 사활을 걸고 있는 바이오 사업의 최전선에서 성과를 증명해 보이겠다는 의지다. ‘기획(지주)’과 ‘실행(계열사)’의 양 날개를 모두 확보하며 경영 능력을 입증할 완벽한 시험대가 마련됐다.

재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신동빈 승계 공식’의 재현이라고 입을 모은다. 신동빈 회장 역시 1997년 부회장 승진 후 2004년 그룹 정책본부장을 맡으며 경영 전면에 나섰고, 이후 그룹의 주력 사업을 석유화학 등으로 확장하며 능력을 입증해 회장직에 올랐다.

신 부사장 역시 ▲지주사 내 핵심 조직 장악 ▲주력 계열사 대표 겸직이라는 코스를 밟으며, 부친이 걸어온 ‘경영 승계의 정석’을 따르고 있다. 올해 사장 승진은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역할만큼은 이미 ‘차기 총수’에 버금가는 무게감을 갖게 됐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HQ 폐지와 전략 조직 신설은 신유열 부사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명확한 시그널”이라며 “앞으로 그룹의 굵직한 M&A나 사업 재편은 모두 신 부사장의 ‘전략컨트롤 조직’을 거쳐갈 것인 만큼, 롯데의 3세 경영 시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경./사진=롯데 제공

다만 신설 조직 명칭을 비롯해 정확한 업무 범위와 역할, 신 부사장이 맡은 직책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롯데지주는 영업비밀 보호 등을 위해 회사 내 개별 조직의 구체적인 사항까지 공개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지주 전략컨트롤 조직 신설은 신 부사장의 역할 확대가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알린 것”이라며 “그동안 신 부사장이 신사업과 글로벌 사업을 중점적으로 관할했다면, 이제는 주요 계열사 사업 포트폴리오와 관리와 검토 등 그룹 전반을 더 넓게 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아직까지 롯데지주 전략컨트롤 조직과 관련해 구체적인 업무나 협력 방안 등에 대해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계열사 관계자는 “아직 지주 쪽에서 신설 조직이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기존 컨트롤타워였던 HQ와 무엇이 달라지는지에 대해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특별하게 무엇이 바뀐다고 내려온 내용이 없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