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과 은행의 연말 대출 총량 관리가 맞물리며 은행 창구가 사실상 막히자,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뚜렷하게 둔화됐다. 반면 신용대출은 마이너스통장을 중심으로 4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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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용대출이 마이너스통장을 중심으로 4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사진=김상문 기자 |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27일 기준 주담대 잔액은 610조9284억으로, 지난달 말(610조6461억원) 대비 2823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루 평균 약 105억원 늘어난 규모로, 지난해 3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신용대출 잔액은 크게 늘었다. 같은 날 기준 이들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5조8717억원으로, 지난달 대비 1조1387억원 가량 늘며 2021년 7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개인 마이너스 통장 잔액(40조3843억원)이 지난달 말보다 9171억원 늘며 신용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이는 나머지 일반 신용대출의 증가 폭(2216억원)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규 담보·신용대출은 어려워졌지만, 이미 개설된 마이너스 통장은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주담대 보완이나 주식 투자 자금으로 활용되는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확대되는 신용대출 증가세와 관련해 "신용대출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위 관계자는 "연말 자금 수요와 금리 변동 등 일시적 요인이 반영된 것"이라며 "가계부채가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필요한 범위 내에서 관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금리는 집값과 환율 불안이 이어지면서 시장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연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이미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대출금리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집값이 오르고 달러 강세가 겹치면서 은행들의 자금 확보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있어 대출금리를 쉽게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은행의 지난달 28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020∼6.172% 수준으로, 이달 중순 금리 상단이 6%대를 넘어섰다. 하단도 약 1년 만에 다시 4%대에 진입했다. 혼합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1년 사이 3.115%에서 3.429%로 0.314%포인트(p) 상승했기 때문이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도 지난달보다 상·하단이 각각 0.21%p, 0.22%p 오르며, 연 3.61∼5.10%에서 3.83∼5.31%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지표금리인 은행채 1년물 금리가 0.119%p 상승하면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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