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서동영 기자]롯데건설이 7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다. 이번 조달로 재무건정성 확보는 물론 향후 건설업황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재무안정성까지 확보할 것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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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건설 본사 사옥./사진=롯데건설 |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달 27일 7000억 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30년 만기이며 발행은 이달 29일과 내년 1월 29일 각각 3500억 원씩 두 차례로 나눠 이뤄진다. 특수목적법인(SPC)인 △엘씨파트너스제일차 △엘씨파트너스제이차 △엘씨파트너스제삼차 △엘씨파트너스제사차가 인수, 이를 기초자산으로 유동화증권을 발행하는 방식이다.
자본시장에서는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성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호텔롯데(엘씨파트너스제일차, 엘씨파트너스제삼차 4000억 원)와 롯데물산(엘씨파트너스제이차, 엘시파트너스제사차 3000억 원) 같은 롯데그룹 계열사가 자금보충 약정을 제공해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 때문이다.
이에 롯데건설의 재무건정성이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자본금이 확충되면서 부채비율(부채총계/자본총계)이 214%에서 170%로 크게 낮아지게 된다. 또 만기가 길어 사실상 영구채 성격을 띠는 신종자본증권은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된다.
롯데건설은 올해 3분기 말 현재 약 8000억 원에 달하는 현금성 자산을 갖고 있어 단기유동성 대응력을 갖췄다. 그럼에도 이번 채권을 발행하는 이유는 재무적 안정성을 확실하게 구축하기 위해서다.
현재 건설경기는 업황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나타날 경우 건설사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건설업계는 롯데건설이 이를 대비하기 위해 미리 현금 확보에 나섰다고 분석한다.
이번 신종자본증권의 표면금리는 연 5.8%이며 발행일 3년째부터 이자에 가산금리가 붙게 된다. 하지만 대규모 채권 발행으로 인한 이자 비용 부담은 걱정할 필요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 흥행 덕분에 앞으로 현금이 꾸준히 들어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현재 롯데건설의 매출채권 및 기타유동채권 비중은 3조 원 가량이다. 매출채권 중 공사미수금과 분양미수금이 약 2조4000억 원이다. 하지만 미수금의 상당수는 우량사업장이라 공사비 회수에 문제가 없다.
실제로 롯데건설은 올해 분양한 주택사업 중 △서울 잠실 르엘 △대전 롯데캐슬 더퍼스트 △부산 가야역 롯데캐슬 스카이엘 등 6개 단지 완판에 성공했다. 서울 등 수도권은 물론 분양경기가 침체한 지방에서도 일궈낸 선별수주의 성과다. 현재 추가로 완판이 예고된 사업장들도 있어 현금 유입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 측도 "대형 후분양 사업장인 청담 르엘이 10월, 잠실 르엘이 12월에 준공이 예정돼 있어 입주에 따른 양호한 현금흐름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청담 르엘과 잠실 르엘, 두 사업만으로도 3분기 기준 약 3330억 원의 공사미수금이 해소된다.
또한 신종자본증권은 채권 발행사가 만기를 채우지 않고 콜옵션을 행사, 조기상환하는 게 일반적이다. 롯데건설도 발행일로부터 3년째부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차후 건설업황이 안정되고 미수금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면 롯데건설 역시 조기상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롯데건설로서는 추후 상황에 따른 선택의 폭이 넓은 것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향후 시장 변동성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로 올해 상반기부터 검토해 왔다"며 "조달구조 장기화와 재무지표 개선을 통해 회사의 자금 대응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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