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방산업계가 비(非)방산 사업을 전개하며 입지 강화에 나섰다. 이는 방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고, 미래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 투자를 통해 향후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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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산업계가 비방산 사업에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사진은 LIG넥스원이 지분을 인수한 고스트로보틱스의 비전60 로봇./사진=LIG넥스원 제공 |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에코플랜트 부문에서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3875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3925억 원에서 1.3% 소폭 감소했으나 2년 전 2972억 원과 비교하면 30.4% 증가한 수치다.
에코플랜트 부문은 자동차 생산설비 및 제철소 관련 설비를 공급하고 있다. 또 국내 수소 인프라 설비 시장에도 진입했으며, 물류센터·항만 자동화 등 스마트 물류 설비 분야로도 영역을 확대했다.
현대로템은 에코플랜트 부문에서 사업 확장과 함께 기술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미국 로봇 기업인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를 통해 로봇 사업에 진출했다. 고스트로보틱스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29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133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를 고려하면 LIG넥스원의 인수 이후 매출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올해 3분기까지 ICT 부문에서 매출 4442억 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5201억 원에서 14.6% 감소했으나 꾸준한 매출로 방산 부문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화시스템 측은 매출 감소에 대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ERP 사업 종료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친환경·로봇 등 성장 가능성에 투자
이들 방산업체의 비방산 사업의 공통점은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현대로템 에코플랜트 부문은 친환경 시대로의 전환으로 인해 수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스마트 물류 설비 분야 역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LIG넥스원 역시 유망 성장 사업인 로봇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로봇 역시 성장 가능성이 높으며, 방산과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 이에 향후 매출 확대는 물론 기술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고소트로보틱스 지분을 인수한 것은 단기적인 성과를 보고 투자한 게 아니라 미래 성장을 위한 선재적 투자”라며 “로봇 시장이 성숙해지면 미래 성장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시스템 역시 디지털 전환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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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로템이 충주 바이오 그린수소 충전소에 설치한 수소추출기./사진=현대로템 제공 |
◆‘미래 성장·경쟁력 강화’ 두 토끼 잡는다
방산업체들의 비방산 사업 강화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리스크 분산과 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전략적 의미가 크다.
방산의 경우 국제 정세에 따라 수요가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방산 분야에만 의존할 경우 매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비방산 사업은 방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예측이 가능한 매출을 만들 수 있다.
글로벌 방산 시장이 친환경·최첨단 기술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전략을 뒷받침한다. 현대로템의 수소 사업은 K2 전차의 친환경 진화에 기여할 수 있고, LIG넥스원의 로봇 사업은 무인화로의 전환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또 비방산 사업에서도 성장 가능성을 보고 영역을 확대하기 때문에 방산업체들은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와 포트폴리오 다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는 방산업체들이 수출을 크게 늘리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국제 정세 변화 등으로 상황은 또 바뀔 수 있다”며 “이에 비방산 사업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다지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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