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실적 바탕, 인프라 시장 진입 가속…중장기 포트폴리오 확장
[미디어펜=조태민 기자]금호건설이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바탕으로 에너지 인프라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산업단지 전력 수요 급증과 정부의 송·변전 인프라 확충 기조가 본격화되면서, 주택·토목에 집중했던 기존 사업 구조를 다변화할 신규 수주 창구를 확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 금호건설 사옥./사진=금호건설


2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건설은 최근 한국전력공사가 발주한 ‘평택지역 전기공급시설 전력구 2공구(신평택~고덕)’ 사업을 수주했다. 

이번 사업은 경기도 평택시 일대에서 고덕동을 연결하는 약 5.4km 길이의 지하 전력 터널을 구축하는 공사다. 총사업비는 2180억 원이며, 금호건설은 컨소시엄 지분 80%를 확보해 사실상 사업을 주도한다.

이번 수주는 금호건설이 올해 들어 이어온 안정적인 실적 흐름을 기반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형 인프라 사업의 경우 재무 건전성과 사업 수행 능력이 수주 경쟁력의 핵심 평가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호건설은 올해 1분기 매출 4680억 원, 영업이익 5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2분기에는 매출 5312억 원, 영업이익 162억 원, 당기순이익 104억 원으로 흑자 전환하며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 3분기에는 매출 5234억 원, 영업이익 154억 원, 당기순이익 77억 원을 기록하며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 갔다. 누적 기준 매출은 1조5226억 원, 영업이익 373억 원, 당기순이익 189억 원이다. 

이처럼 주택사업과 플랜트, 토목을 중심으로 한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가 안정세를 띄는 가운데, 금호건설은 주택·토목 분야와 함께 안정적인 매출을 창출할 에너지 인프라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에너지 인프라 시장은 향후 수요 확대가 뚜렷한 분야로 평가된다. 앞서 한전은 ‘제11차 장기 송·변전 설비 계획’을 통해 지난해부터 오는 2038년까지 약 15년간 72조8000억 원 규모의 송·변전 설비 투자를 예고한 바 있다. 대규모 산업단지 증설과 재생에너지 계통접속 확대가 맞물리면서 전력망 확충은 불가피한 과제로 꼽힌다.

국내 산업구조 변화도 전력 인프라 수요를 키우는 요인이다. 반도체·배터리·데이터센터 중심의 첨단 산업단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으며, 이들 산업단지에서는 기존 설비로 감당하기 어려운 대규모 전력 수요가 발생한다. 평택 삼성전자 단지, 용인 SK배터리 클러스터, 충북 오창·청주 일대의 반도체·배터리 단지가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전력구·변전소 등 신규 인프라 구축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금호건설은 이 같은 전망을 바탕으로 전력구·송전망 기반의 신규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주택·토목 중심에서 전력 인프라·플랜트로 확장하는 ‘투트랙 전략’을 강화하며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당사는 최근 실적 안정화를 기반으로 전력구·송전망 등 에너지 인프라 분야 수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주택·토목 중심 기존 포트폴리오에 인프라·플랜트 분야를 균형 있게 더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중장기적인 성장동력과 안정적인 매출 구조를 확립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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