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리더십 향방 촉각… 오는 9일 최종 면접 대상자 4명 선정 전망
해킹 후폭풍 지속… 내부선 KT 경쟁력 회복할 전문가 필요 목소리↑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KT가 차기 수장 선임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조만간 새로운 리더십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KT의 내부 안정과 쇄신 등 향후 5년 간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 광화문 KT 본사 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3일 업계에 따르면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대표이사 서류 심사 대상자 16명을 7명으로 압축하는 과정을 완료했다. 앞서 KT 대표직에는 총 33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당초 KT는 8명 안으로 압축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최종적으로 6~7명만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KT 차기 수장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KT 출신과 외부·관료·학계 인물로 구분된다.

우선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은 30년 이상 KT에 몸 담은 바 있다. 기업사업부문장과 미래사업개발그룹장 등을 역임하며 B2B 사업 기반을 구축한 주역으로 평가받는다. 2019년 구현모 전 대표와 CEO 경합까지 올랐으며 지난해 CEO 공모에서도 최종 3인에 포함됐다.

유일한 현직 임원인 이현석 커스터머부문장(부사장)과 더불어 KT IT기획실장 출신인 김태호 전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도 하마평에 거론된다. 김 전 사장은 공기업 혁신을 주도한 이력으로 현재 KT가 직면한 체질 개선과 조직 안정화 해결에 적합하다는 평이 나온다.

KT 출신이면서 외부 경험도 겸비한 인사로는 홍원표 전 삼성SDS 대표가 꼽힌다. 홍 전 대표는 모바일·클라우드 보안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또 외부 인사로는 SK텔레콤과 SK커뮤니케이션즈 등을 거친 주형철 전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거론된다. 

◆ 차기 CEO, 해킹 사태 수습 등 핵심 과제… "KT 미래는 내부 전문가에 맡겨야" 목소리도

   
▲ KT가 해킹 피해 후속 대책으로 전 가입자를 대상으로 무상 유심 교체를 시행한다. KT는 지난달 4일 이사회를 열어 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유심 교체 실시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KT 판매점 앞을 지나는 시민들./사진=연합뉴스 제공


KT는 오는 9일 추가 면접을 거쳐 최종 면접 대상자 4명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어 16일에는 추가 면접을 실시해 최종 후보를 확정할 방침이다. 최종 후보는 내년 3월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KT의 공식 대표로 선임된다.

이 가운데 차기 대표는 올해 발생한 해킹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중책을 안을 전망이다.

KT는 현재 무단 소액 결제 사태 여파로 정부 규제, 과징금, 소송 우려 등이 커진 상황이다. 특히 최근에는 쿠팡까지 3370만 개의 계정이 털리는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서 사태의 불똥은 KT에게도 튀는 모습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쿠팡 해킹 관련 현안 질의에서 '민관합동조사단 결과가 발표되면 이후에 (KT) 위약금 면제·영업정지를 하겠느냐'는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진행하겠다"며 "조만간 합동조사단 결과가 나오면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이에 황 의원은 "대규모 해킹 사고 반복으로 정부가 뭐 하고 있느냐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며 "그 상태(KT 위약금 면제·영업 정지)가 진행돼야 쿠팡에 엄정하게 하겠다는 말을 국민들이 신뢰하지 않겠느냐"고 압박했다.

내부에서는 통신산업 이해도가 높고 KT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KT가 원하는 롤모델은 포스코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KT와 비슷한 사례의 대표적인 민영화 기업이다. 다만 KT와 다른 점은 포스코는 B2B 기업으로 외부 전문가를 들이기 어렵다는 차이가 있다. 특히 KT가 내수 기업인 반면, 포스코는 생산의 50%를 수출하고 있다. 철강 산업에 대한 이해도 뿐만 아니라 수출 산업과 해외 고객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어야 하기에 외부 인사가 쉽지 않다는 게 관련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한 포스코는 국내에서 2위 기업과도 현격한 차이가 있을 만큼 독보적 위치에 있어 동종 기업 인사를 포스코 수장으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구조적 한계가 있다. 마지막으로 KT는 계열사가 워낙 많아 정부 인사들이 탐낼 자리가 많은 반면, 포스코는 그렇지 않다는 점도 KT가 외부인사에 휘둘리게 되는 요인으로 꼽힌다.

KT 노동조합은 입장문을 통해 "KT는 단순한 민간 기업이 아니라 국가 기간통신망 중추를 담당하는 인프라 기업"이라며 "민영화 이후 반복된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 체제가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룹사 5만 명 임직원이 바라는 것은 KT를 다시 KT 가족에게 돌려 달라는 것"이라며 "KT의 미래는 회사를 가장 잘 아는 내부 전문가에게 맡겨야 국민과 고객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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