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가 허용보다 14.3%p 높아…차벽설치는 오차범위 내 팽팽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지난달 14일 민중총궐기에 이어 5일로 예고된 2차 민중총궐기를 놓고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국민 절반 가까이는 복면이 불법·폭력 시위를 조장할 우려가 있어 금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위헌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경찰의 차벽 설치여부에 대해서는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43.3%)과 허용한다는 의견(41.8%)이 오차 범위 내 팽팽히 맞섰다.

여론조사기관인 앤써치와 데일리안이 공동으로 지난달 30~1일 복면시위와 관련해 “시위 문화에 대해 질문하겠다. 선생님께서는 현재처럼 복면시위를 허용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은 결과 49.4%는 ‘복면 시위를 금지하여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35.1%로 금지해야 한다보다 14.3%p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잘 모르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15.4%였다.

   
▲ 복면시위와 관련 국민의 49.4%는 ‘복면 시위를 금지하여야 한다’고 응답해 ‘허용해야 한다’는 응답 35.1%보다 14.3%p 높게 나타났다./사진=한국대학생포럼 제공
정당 지지층별로는 새누리당 쪽은 금지 의견이 72.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쪽에서는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각각 57.0%, 74.2%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 64.3%, 부산·울산·경남 59.3%로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서울은 47.0%, 경기·인천 49.0%, 대전·충청·세종 49.0%, 강원·제주 36.6%로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보다 높았다. 전남·광주·전북 등 야당 텃밭에서는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39.6%로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 30.6%보다 9%p 높았다.

연령대 별로는 40대 이상 중년층에서 복면 금지 의견이 높았고 20~30대 젊은 층에서는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논란이 되고 있는 차벽에 대해서는 20~40대까지는 ‘차벽을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았고 50대 이상에서는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복면시위 허용층에서는 75.8%가 ‘차벽을 금지해야 한다’고 응답했고 금지층에서는 65.7%가 ‘차벽을 설치해야 한다’고 답해 대조를 이뤘다.

정당지지층별로는 새누리당의 경우 64.2%가 차벽을 허용해야 한다고 답했고 새정치민주연합측은 65.6%, 정의당측은 85.8%가 금지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차벽 허용’ 의견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강원·제주 60.6%, 대구·경북 51.1%, 부산·울산·경남 47.0%로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보다 높았다. 반면 서울, 경기·인천, 대전·충청·세종, 전남·광주·전북에서는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데일리안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김미현 알앤서치 소장의 말을 빌려 “국민들은 지난달 민중총궐기 대회에서 일부 시위대가 과격한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 복면의 영향 때문으로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30일과 1일 양일간 전국 성인 남녀 1052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유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유선 3.5%, 무선 4.8%. 표본추출은 성·연령·권역별 인구 비례 할당으로 추출했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3.0%p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는 지난 26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결과와 상반돼 눈길을 끌고 있다. 리얼미터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의뢰로 복면금지법에 대한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대한다’는 의견이 54.6%, ‘찬성한다’는 의견이 40.8%로, 오차범위 밖에서 반대가 찬성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잘 모름’은 4.6%였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찬성 33.6% vs 반대 61.8%)과 경기·인천(37.7% vs 61.9%) 등 수도권과 광주·전라(36.4% vs 58.9%)에서는 복면금지법을 반대하는 의견이 다수인 반면 대전·충청·세종(52.3% vs 40.4%)에서는 찬성 의견이 앞섰다. 부산·경남·울산(찬성 43.0% vs 반대 46.4%)과 대구·경북(48.9%vs 48.8%)에서는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찬성 16.7% vs 반대 78.7%)와 30대(15.1% vs 76.0%)에서는 반대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은 반면 50대(57.9% vs 38.5%)와 60대 이상(58.7% vs 37.5%)에서는 찬성 의견이 우세했다. 40대(48.3% vs 49.0%)에서는 찬반이 팽팽한 양상을 보였다.

 

 

정치성향별로는 보수층(찬성 64.5% vs 반대 34.0%)에서는 복면금지법을 찬성하는 의견이 대다수인 반면 진보층(14.4% vs 83.6%)과 중도층(43.2% vs 55.1%)에서는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거나 앞섰다.

리얼미터의 조사는 지난 25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전화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했고, 응답률은 4.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