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체중조절 작용기전·활성물질 확인
동물·인체적용시험 거쳐 건강 개선·안전성 점검
간 축적 지방량 감소, 간 지질대사 영향 판단
건강기능식품 신청 절차 추진중, 산업 다양화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파킨슨병 억제 효과 등 선천면역 세포 활성 증진에 도움을 주는 ‘홍잠’의 또 다른 기능으로 체중감소 효과가 확인돼 국내 양잠 산업계의 활성화에 도움일 될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홍잠의 체중 감소 효과를 밝히고 작용기전, 활성물질도 확인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홍잠’ 기능성 식품 소재화와 산업화 기반을 확립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홍잠’은 단백질 함량이 가능 높은 시기의 익은 누에(숙잠)를 찌고 동결 건조해 만든 것으로, 2017년 국민 공모를 통해 ‘홍잠’이라고 정했고, ‘넓고 다양한 기능성으로 인간을 이롭게 하는 누에’라는 뜻을 담고 있다.

   
▲ 숙잠(5령7~8일 누에)./자료사진=농진청

   
▲ 홍잠 원물과 분말./자료=농진청


‘홍잠’의 가장 큰 특징은 누에고치를 짓기 위한 실크 단백질이 찬 익은 누에로 만들어 영양성분의 70% 이상이 단백질로 구성된 것이다. 

특히 간 보호 효과가 있는 글리신(10.4%)을 비롯해 실크 단백질의 주요 기능을 나타내는 세린(6.3%), 알라닌(8.4%) 등 아미노산이 풍부하며, 15% 내외인 지방은 주로 리놀렌산, 올레산 등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농진청은 홍잠의 효과를 밝히기 위해 차의과학대학교 김은희 교수 연구팀과 함께 동물실험을 했다. 고지방 사료를 먹여 비만을 유도한 쥐에게 홍잠을 체중 kg당 0.01~0.1g씩 12주간 먹이고 체중 변화를 측정했다. 

그 결과, 비만 쥐의 평균 체중 증가량은 30.37g였으나 홍잠을 먹인 비만 쥐의 평균 체중 증가량은 25.25g에 그쳐 체중 증가량이 약 1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홍잠 체중 kg당 0.1g을 섭취한 비만 쥐의 간 중성지질은 56.1%, 간 콜레스테롤은 41.8% 감소했다. 

연구진은 홍잠을 섭취한 쥐의 간 축적 지방량이 감소한 것을 볼 때 체중 감소의 원인이 간 지질대사에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홍잠이 간세포 세포막에 존재하는 대사조절 수용체 지피알35(GPR35)에 작용해 지방 합성 억제, 지방 소비 촉진 등을 유도해 축적되는 지방량을 줄여 나타나는 현상임을 밝혀냈다.

이어 연구진은 간 지질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홍잠의 활성물질이 홍잠 단백질을 구성하는 글리신, 세린, 알라닌 아미노산 반복 형태의 펩타이드인 것도 밝혔다. 

펩타이드를 세포에 처리(mL당 100μg)하자 지방축적 세포의 지방 함량이 34.9%까지 감소했다. 이 펩타이드가 GPR35의 하위 신호전달 유전자 활성을 높여 지질대사 개선, 지방간 억제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연구진은 이 같은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산업체와 함께 인체적용 시험도 진행했다. 전북대병원, 원광대학교 전주한방병원이 모집한 성인 72명을 대상으로 12주간 하루 1.2g씩 홍잠 분말을 섭취하게 한 후 건강 개선 여부, 안전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평가 결과는 홍잠 분말을 섭취한 군에서 체중과 체질량지수(BMI)가 각 0.9kg(-1.1%), ㎡당 0.3kg(-1.1%) 감소했으며, 특히 간 초음파 결과 지방간이 있으면서 비만인 군에서 더 효과가 있었다. 또 복용 기간에 따라서도 효과가 증대됐는데, 홍잠을 섭취한 뒤 간 기능 관련 이상 반응도 관찰되지 않아 소재의 안정성도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와 관련해 특허출원을 완료했으며, 농진청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산업체와 함께 기준 규격, 안전성 평가, 기능성 평가 자료를 정리한 후 홍잠이 국내외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건강기능식품 신청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홍잠 산업화를 위한 다양한 연구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홍잠에 쓰일 익은 누에로 적합한 품종인 백옥잠과 도담누에를 보급하고 구분할 수 있는 유전자 표지를 개발해 수입 원료로부터 국내 양잠 농가를 보호할 예정이다. 

또한 고품질 홍잠을 연중 생산·활용할 수 있도록 자동화 사육 기술 등을 개발해 안정적인 원료공급을 지원할 계획이다.
 
방혜선 농진청 농업생물부장은 “이번 동물실험과 인체적용시험으로 홍잠의 체중 감소 효과와 소재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그동안 입증한 홍잠의 효능들을 바탕으로 홍잠의 기능성 식품 소재화와 산업화 기반을 확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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