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5년물 3.5% 눈앞, 1년·6월물도 급등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한국은행의 5연속 기준금리 동결 이후 금리인하 기대감이 한풀 꺾이면서 시장금리가 거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채 5년물·1년물·6개월물이 일제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5년물 금리는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채권금리 상승으로 은행권이 판매하는 주요 대출상품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4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및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 금리는 3.5% 돌파를 코 앞에 두고 있다. 은행채(무보증, AAA) 5년물 금리는 지난 3일 3.499%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 3.466%에 견주면 약 0.033%포인트(p) 상승했다. 

   
▲ 한국은행의 5연속 기준금리 동결 이후 금리인하 기대감이 한풀 꺾이면서 시장금리가 거듭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채 5년물·1년물·6개월물이 일제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5년물 금리는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채권금리 상승으로 은행권이 판매하는 주요 대출상품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데,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5년물 금리는 올해 1분기 2.9~3.0%대를 오르내리다가, 3월 28일 3.016% 이후 점진적인 하락세를 이어갔다. 4월(30일)과 5월(7일)에는 각각 2.685%를 기록하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5년물은 8월까지 2.7~2.8%대를 오르내리다, 10월 27일 3.019%를 기록하며 3%대로 올라섰다. 그 이후 거듭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2개월도 채 안 돼 금리가 약 0.45%p 급등한 것이다. 

은행채 5년물은 은행권이 판매하는 혼합·주기형(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준거금리로 활용되고 있다. 은행들이 자체 조정하는 가산·우대금리 등을 함께 반영하면 실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한층 가중될 수밖에 없다.   

실제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이 판매하는 대표 혼합형(5년 고정금리 후 변동금리 전환) 주담대 금리는 이날 현재 연 4.12~5.92%에 형성돼 있다. 신한은행의 '신한주택대출(아파트)'가 연 4.12~5.53%로 비교군 중 가장 낮은 최저금리를 기록했다. 이어 하나은행의 '하나원큐아파트론2(혼합)'이 연 4.165~5.365%, KB국민은행의 'KB 주택담보대출'이 연 4.22~5.62%, NH농협은행의 'NH모바일주택담보대출'이 4.22~5.92%, 우리은행의 '우리WON주택대출'은 연 4.68%부터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만 하더라도 우대금리를 최대한 반영할 경우 최저 3%대 금리의 주담대도 찾아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4.1%대가 금리하단이 된 셈이다. 특히 농협은행이 판매하는 5년 주기형(5년마다 금리 변동) 주담대 'NH주택담보대출_5년주기형'은 연 3.88~6.18%로 금리하단이 3%대인 동시에 상단이 6%를 훌쩍 넘어서 격차를 보였다. 

신용대출의 준거금리로 활용되는 은행채 1년물, 6개월물 금리도 최근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 3일 2.862%를 기록해 전날 2.850% 대비 약 0.012%p 상승했다. 지난 1월 8일 2.866% 이후 가장 높은 금리인데, 연중 최저치인 2.497%(7월 10일)에 견줘 약 0.365%p 급등한 셈이다. 1년물 연중 최고치는 올해 1월 2일 기록한 2.956%인데, 최근 상승세를 고려하면 이마저도 돌파할 기세다.  

6개월물도 지난 3일 2.904%로 전날 2.897% 대비 약 0.007%p 상승했다. 지난 2월24일 기록한 2.914% 이후 가장 높은 금리로 연중 최저치인 2.502%(7월9, 10일) 대비 약 0.395%p 급등한 수치다. 연초 3.2%대였던 6개월물은 △3.197%(1월6일) △3.097%(1월9일) △2.994%(2월3일) △2.883%(2월25일) △2.794%(4월3일) △2.698%(4월17일) △2.599%(5월15일) 등 점진적 하향세를 보였다. 하지만 7월10일 2.502%를 기점으로 △2.601%(10월27일) △2.717%(11월6일) △2.808%(11월14일) 등 거듭 치솟으면서 전날 2.9%를 돌파했다.

이에 5대 은행이 판매하는 대표 신용대출 금리도 금리상단이 6%를 향하고 있다. 6개월물 신용대출 금리는 이날 현재 연 3.43~5.92%를 기록하고 있다. 농협은행의 '샐러리맨우대대출'이 연 3.43~5.23%로 금리하단이 가장 낮았다. 이어 국민은행의 'KB스타 신용대출(신규)'이 최저·최고 연 4.10%, 우리은행의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이 최저 연 4.4%부터, 하나은행의 '하나원큐신용대출(일반)'이 연 5.214~5.814%, 신한은행의 '쏠편한 직장인대출'이 연 5.72~5.92% 등으로 집계됐다.

1년물 신용대출(동일상품) 금리는 이날 현재 연 3.97~5.85%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이 최저·최고 연 3.97%, 우리은행이 최저 연 4.28%부터, 신한은행이 연 5.65~5.85%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다시금 고금리 기조가 본격화되면서 기존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특히 예비 신규 대출자들은 예상보다 더욱 불어난 이자부담과 더불어 정부의 대출규제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발표에서 또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금리인하 사이클 종료 가능성을 암시했다"며 "시장금리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데, 대출규제까지 강해진 만큼 대출자들의 부담이 한층 가중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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