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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의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 |
[미디어펜=김종현 기자] 미국의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이 과도한 국가부채와 인공지능(AI) 버블이 시장을 1987년의 블랙먼데이 상황으로 이끌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의 공동의장을 지낸 루빈 전 장관은 3일(현지시간) CNBC가 주최한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협의회 서밋에서 "작금의 국가부채 증가와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 부족이 궁극적으로 심각한 결과를 치르게 되는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고 밝혔다.
루빈 장관은 "기억해야할 단 하나의 날짜가 있다. 1987년 10월 19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시장은 기술주 밸류에이션과 AI 버블 우려에 집중하고 있지만, 시장의 안일함이 단순히 성장주 몇 개로 고점이 유지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보다 훨씬 깊다고 지적했다.
루빈의 관점에서 현재 AI 붐이 금융위기나 닷컴 버블과 유사할지에 대한 논의는 본질을 놓치고 있으며, 시장이 주목해야 할 역사적 비교는 바로 1987년 10월, 블랙 먼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위험 중 하나가 정부 부채 증가라고 꾸준히 경고해왔으며, 이번 회의에서도 그 우려를 다시 환기시켰다.
의회예산국(CBO)의 최근 추정치에 따르면 2025 회계연도 기준 공공이 보유한 부채는 국내총생산(GDP)의 99.8%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50년 평균치인 51%의 두 배 수준이다. 루빈은 국가부채의 장기 평균이 최근 악화된 추세를 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2000년에는 이 비율이 30%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의회예산국은 향후 10년 동안 이 비율이 추가로 20%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루빈은 이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본다. 그는 "더 현실적인 추정치는 훨씬 더 높다"면서 예일대 예산연구소의 연구결과를 인용했다. 이 연구는 부채 대비 GDP 비율이 130~140%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루빈 전 장관은 1987년 10월 19일 블랙먼데이 상황에 대해 당시 수년간 시장 상황이 "과도하게 팽창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경고를 무시했고, 결국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하루 만에 22% 이상 폭락했다. 당시 블랙먼데이는 과열된 증시, 재정·무역적자, 금리 상승, 달러가치 불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루빈은 AI 문제 자체도 복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구글의 알파벳과 같은 대형 기술기업과 달리 오픈AI는 확실한 매출·이익 모델이 없는데도 현재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면서 "분명한 위험이 존재한다"고 했다.
그는 "어려운 결말을 맞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매우 복잡한 문제이며 반드시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빈은 AI와 미국의 재정 문제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고 본다. 바로 정치 시스템이 다가올 결과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AI로 인해 화이트컬러 직종의 50%가 대체될 수 있다는 추정치가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인간 노동이 AI로 대체될 위험은 상당한데 이에 대해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디어펜=김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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