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철강업계가 장기 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판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철강 수요 둔화 속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제품을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철강업체들은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로 차별화를 강화하며, 경쟁력 제고와 안정적 수익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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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강업계가 장기 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판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제철 자동차강판./사진=현대제철 제공 |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자동차강판을 140만 톤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 늘어난 수치다. 지난 2분기와 비교해도 8% 증가하면서 자동차강판 판매는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체 판매량 중 자동차강판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졌다. 지난해 3분기에는 31.7%를 기록했는데 올해 3분기에는 32.2%로 소폭 상승했다.
자동차강판은 철강업계의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힌다. 강도와 내식성, 가공성 등 기술적 요구 수준이 높아 판매 단가가 일반 판재류보다 높고, 자동차산업과 밀접하게 연계돼 안정적으로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
자동차강판 판매 확대는 실적 개선으로도 이어졌다.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932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
현대제철은 앞으로도 자동차강판 판매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글로벌 자동차강판 판매를 늘리기 위해 글로벌 고객사와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완성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제품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더 가볍고 단단한 자동차강판 수요 증가에 맞춰 3세대 강판 양산·공급에 나선다. 현재는 글로벌 완성차업계와 부품 평가를 진행 중이며, 사이드실·범퍼빔 등 적용 부품 확대도 추진한다. 아울러 자율주행 차량에 들어가는 냉연 초고장력강도 개발해 인증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 측은 고부가 신제품 공급 확대를 통해 글로벌 자동차강판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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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국제강그룹 동국씨엠이 천역석을 대체할 수 있도록 '듀얼스톤' 신기술로 생산한 컬러강판 신제품./사진=동국제강그룹 제공 |
◆포스코·동국제강그룹도 고부가 제품으로 ‘차별화’
포스코도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고망간강, 초고장력강판, 무방향성 전기강판 등이다. 고망간강은 영하 196℃에서도 우수한 기계적 특성을 유지하는 특성을 갖고 있으며, LNG 저장 탱크 등에 적용된다. 초고장력강판은 자동차 경량화에 맞춘 제품이며, 무방향성 전기강판은 전기차 구동모터의 철심에 주로 사용된다.
이들 제품 모두 포스코의 차별화된 기술력이 집약된 결과물로,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부가가치 영역에서의 영향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 역시 신제품 개발을 이어가면서 고부가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동국씨엠은 세계 최초로 천연석을 100% 대체할 수 있는 컬러강판과 태양광용 컬러강판을 연이어 출시하며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범용제품으로는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고, 중국산 등 저가 수입재와 경쟁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라며 “차별화된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는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진 업황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경쟁력을 유지하는 핵심 전략이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고부가 전환 지원…2030년까지 2000억원 투입
정부도 철강업계의 고부가 제품 전환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산업통상부는 지난달 철강산업 고도화 방안을 발표하며, 범용제품에 대해서는 설비 감축을 유도하고 고부가 특수강 품목 개발은 적극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2030년까지 특수강 10대 품목 개발에 20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고망간강, 경량화 자동차강판, 방산·우주항공용 특수강 등이 포함된다. 이들 제품의 시장 점유율도 현재 12%에서 2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철강업체들도 정부의 계획에 발맞춰 고부가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원하면 투자 부담은 줄어들고 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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