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 자사주 소각 박차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증권업계가 자사주 소각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증권업계가 자사주 소각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미래에셋증권은 보통주 721억5000만원과 우선주 79억3000만원 등 약 8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완료했다고 공시했다. 취득한 주식은 지난 5일 전량 소각됐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8월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오는 2026년까지 주주환원성향을 35% 이상으로 높이고 2030년까지 자기 주식 1억주를 소각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까지 2750만주를 소각했다. 

자사주 소각은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가치(EPS)를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대표적인 주주환원 수단으로 꼽힌다. 

키움증권도 자사주 소각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초 기보유 자사주 209만여주를 3년간 분할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이를 이행 중이다. 

총 발행주식의 7.99%에 해당하는 209만5345주를 2026년까지 매년 3월 3분의 1씩 소각한다는 것이다. 올해 초에는 이에 더해 신규 취득한 자사주 35만주까지 105만주를 소각했고, 내년에도 기보유 자사주와 신규취득 자사주를 더해 90만주 가량을 소각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대신증권(25.1%)과 신영증권(53.1%), 부국증권(42.7%) 등 자사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다른 증권사들도 이 같은 움직임에 동참할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몇몇 증권사의 경우 자사주 소각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사주 대규모 소각시 경영권 방어 수단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대신증권은 양홍석 부회장과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이 18%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부국증권의 경우 최대주주인 김중건 회장과 친인척이 보유한 지분이 30%를 넘어 상대적으로 높은 편으로 평가된다.

신영증권은 원국희 신영증권 명예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 지분율이 20%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신영증권의 경우 1994년 첫 자사주  매입 이후 지금까지 한 차례도 자사주를 소각한 적 없다. 현재 자사주 비중은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자기주식 1년 내 의무 소각’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안을 연내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동안 자사주가 최대주주의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악용돼 온 만큼 이를 제도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법안이 통과되면 기업은 자사주 취득 후 1년 안에 반드시 소각해야 하며, 임직원 보상 등 예외적 사용을 위해서는 주주총회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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