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사과 61%·커피 44%·수입소고기 41%·빵 39% ↑
작년보다 수입 고등어 39%·갈비살 14%·망고 33% 올라
정부, 할당관세 확대…유통업체 "바나나·소고기 수입선 다변화"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최근 5년간 식품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먹거리 물가’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수입산 과일·생선·고기 등의 가격 상승이 눈에 띄며, 고환율과 수입 원가 인상이 그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수입 과일 판매대./사진=연합뉴스 제공


7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0년을 기준으로 한 식품물가지수는 최근 약 127.1을 기록했다. 이는 5년 새 약 27.1% 오른 수치로,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약 17.2%)보다 약 10%포인트 가까이 높다. 생활물가 측면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보여준다.

품목별로 보면, 김(김밥 재료)은 5년간 약 54.8%, 계란은 44.3% 올랐고, 식용유는 60.9%, 참기름은 약 51.9% 올랐다. 빵은 38.7%, 국수는 약 54% 올랐고, 커피값도 약 43.5% 상승했다.

과일·고기·수산물 중에서는 사과가 약 60.7%, 귤은 105.1%까지 뛰었고, 수입 소고기는 같은 기간 약 40.8% 올랐다.

수입산 가격 인상 폭은 더 컸다. 수입과일인 망고는 최근 가격이 33% 올랐고, 파인애플은 1년 전보다 약 23% 상승했다. 바나나도 100g당 가격이 약 11% 올랐다. 또한 미국산 갈비살은 1년새 가격이 약 14%, 일부 부위 기준으로는 3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산물도 마찬가지다. 수입 고등어(염장)는 지난해 대비 약 36.6% 가격이 올랐고, 수입 냉동 조기와 새우 등도 10~20%대 가격 상승을 기록했다.

이처럼 농수산물과 수입 원재료 중심의 식품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국내외 기후 변화로 인한 공급 불안, 그리고 최근 환율 하락으로 인해 해외 수입 체인의 원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례로, 국내 식품 제조업에서 사용하는 원자재의 상당 부분은 밀·대두·옥수수·원당 등 해외에서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도 함께 오를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다.

또한, 유통업계에서는 수입산 농축산물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선을 다변화하거나, 여러 산지를 검토하며 수입처를 넓히는 전략을 사용 중이다.

정부도 상황을 주시하며 대응에 나섰다. 일부 수입 원료에 대해 할당관세 품목을 확대하고, 국내 농산물 원료 구매를 돕는 자금 지원 정책을 마련해 식품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고환율이 장기화되면 수입 의존도가 높은 먹거리 가격은 더욱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만큼, 기업과 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미국산이나 호주산 외에 아일랜드산 등도 고려하고 있고, 여러 나라에서 들여오면 상대적으로 가격 협상력이 생겨 공급가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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