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함재기 J-15, 日F-15에 레이더 조사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일본 방위성은 7일 중국군 전투기가 공해 상공에서 항공자위대(F-15)에 레이더를 조사(照射·겨냥해서 비춤)했다고 발표했다. 레이더 조사는 상대 항공기를 표적 지정 단계에서 포착하는 행위로, 군사적 경고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이 7일 새벽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측이 자위대 전투기에 레이더를 조사했다며 항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이날 새벽 기자회견을 열고 “매우 유감스럽다”며 중국 측에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항의 내용은 주일 중국대사관과 주중 일본대사관을 통해 외교 경로로 전달됐다.

중국군 항공기의 자위대에 대한 레이더 조사를 방위성이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성 발표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32분부터 약 3분간, 오키나와 남동쪽 공해 상공에서 중국 항모 랴오닝함 소속 J-15 전투기가 긴급 발진한 일본 F-15에 간헐적으로 레이더를 조사했다. 약 두 시간 뒤인 오후 6시 37분경에도 같은 방식의 조사가 약 31분간 반복됐다. 영공 침범은 없었다.

랴오닝함은 오키나와와 미야코지마 사이 해역을 통과해 태평양으로 이동한 뒤 함재기 이착함 훈련을 진행 중이었다. 일본 측은 이번 조사를 “안전 범위를 넘어선 위험 행동”이라며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방위성 관계자는 “수색 목적이라면 간헐적 조사 방식이 필요하지 않다”며 화기 관제 레이더 사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레이더 조사는 무기 발사 단계 전 목표 지정 신호로 간주될 수 있어 양국 간 긴장 수위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일본은 과거에도 유사 대응 사례를 제기한 바 있다. 2018년 한국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초계기에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주장했고, 2013년에는 중국 해군이 해상자위대 함정에 레이더를 조준했다며 문제 삼았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날 방일한 리처드 말스 호주 국방장관과 회담에서도 중국 측 행동에 대한 우려를 공유했고, 말스 장관은 “일본과 협력하겠다”고 응답했다.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중국은 일본 방문 자제 요청, 일본 수산물 수입 금지 등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다. 교도통신은 “이미 악화된 양국 관계 속에서 이번 사건이 추가 긴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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