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아피캄텐 신약허가신청 26일 발표…유효성 긍정적 평가
종근당 CKD-510, 마일스톤 추가 수령 등 긍정효과 기대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심장질환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기대되는 미국 바이오기업 사이토키네틱스의 신약 ‘아피캄텐’이 이달 말 미국 FDA(식품의약국) 최종 심사를 앞두고 글로벌 심혈관 시장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아피캄텐이 허가를 받게 될 경우 국내에서는 종근당이 노바티스에 기술 수출한 심혈관 신약 후보 ‘CKD-510’의 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사이토키네틱스 캘리포니아 본사./사진=wikimedia commons


8일 업계에 따르면 사이토키네틱스는 폐색성 비후성 심근증(oHCM) 치료제 아피캄텐에 대한 신약허가신청(NDA)에 대해 FDA로부터 처방약사용자수수료법에 따른 최종 심사기일을 오는 26일로 통보받았다.

FDA는 당초 9월로 잡혀 있던 심사기한을 연장하면서 심장 기능 저하 위험 관리를 위한 리스크 평가·완화 전략(REMS) 검토에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추가 임상 데이터 요구 없이 REMS 계획 검토만으로 기한이 연장된 만큼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긍정적인 평가가 이뤄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아피캄텐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미 같은 적응증으로 허가된 BMS의 ‘캄지오스’와의 차별성 때문이다. 캄지오스는 심장 근육 수축을 조절하는 심근 미오신 억제제로 2022년 oHCM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으나 심박출률 저하에 따른 심부전 위험 때문에 별도 REMS 프로그램에 따라 제한적으로 처방되고 있다. 처방 의사와 환자가 모두 REMS에 등록해야 하고 정기적인 심장 초음파 추적 관찰을 전제로 하는 등 사용 장벽이 높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반면 아피캄텐은 약동학적으로 반감기가 더 짧고 용량 조절이 용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작용 발생 시 투약 중단을 통해 비교적 빠른 회복이 가능하다 것이 차별점이다. 업계에서는 FDA가 아피캄텐에 대해 캄지오스 대비 완화된 수준의 REMS를 부여하거나 위험 관리 의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허가할 경우 심장 전문의들의 1차 선택 약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허가를 받을 경우 수조 원대 블록버스터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아피캄텐 승인 여부는 단일 약물의 흥행을 넘어 글로벌 심혈관 신약 개발 전략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비만 치료제(GLP-1 계열) 이후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다국적 제약사들이 다시 심혈관 질환 영역으로 관심을 돌리면서 정밀 타깃 심근질환 치료제에 대한 투자와 인수·합병(M&A) 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사이토키네틱스는 이미 다수 빅파마의 인수 후보로 거론돼 온 만큼 FDA 허가가 기업가치 재평가 및 M&A 논의 가능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 충정로 종근당 본사 전경./사진=종근당

또한 국내에서는 종근당이 이 같은 글로벌 흐름에서 가장 직접적인 수혜 후보로 꼽힌다. 종근당은 2023년 11월 심혈관 질환 신약 후보 ‘CKD-510’을 노바티스에 총 13억5000만 달러(약 1조7300억 원) 규모로 기술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만 약 8000만 달러 수준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개발 단계별·매출 구간별 마일스톤과 로열티 수익을 받는 구조였다.​

CKD-510은 히스톤 탈아세틸화효소6(HDAC6)을 표적으로 하는 선택적 저분자 화합물로 비후성 심근증과 심부전 등 심혈관 질환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기전으로 평가된다. 노바티스는 CKD-510에 대한 미국 임상 2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하면서 올해 5월 종근당에 첫 마일스톤을 지급했다고 밝혔고 이를 계기로 본격적인 임상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는 아피캄텐의 성공 여부가 CKD-510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피캄텐이 강력한 치료 옵션으로 자리잡을 경우 심근질환을 포함한 심혈관 분야 전체의 시장 규모와 기술 가치 평가 기준이 상향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심혈관 포트폴리오 확장을 겨냥하고 있는 노바티스 입장에서는 CKD-510의 개발을 서두를 유인이 커지고 종근당이 향후 추가 마일스톤을 수령할 가능성도 커진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과가 국내 심혈관 신약 개발 전략에도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항암제와 비만 치료제에 쏠린 투자자 관심 속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심혈관 질환 영역이 다시 성장 축으로 부상하면서 타깃 기전과 임상 설계, 빅파마와의 협업 구조를 재정비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 통계에 따르면 심혈관 의약품 시장은 2025년 1559억 달러 규모에서 2034년 2147억 달러까지 성장해 연평균 성장률 3.3~3.5%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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