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올 겨울 독감 유행에 폭설까지 겹치면서 손해보험사들이 손해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8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정오부터 5일 정오까지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4개사의 긴급출동건수는 7만2395건이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일평균(4만2102건)에 비해 72% 증가한 수치다.

   
▲ 올 겨울 독감 유행에 폭설까지 겹치면서 손해보험사들이 손해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들 보험사에 접수된 사고 건수도 2만3166건으로 지난해 12월 일평균(1만2259건) 대비 약 89% 늘었다.

영하권 날씨에 폭설로 결빙이 이어지면서 퇴근 시간부터 이날 출근 시간까지 모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저녁 서울과 경기 곳곳에는 시간당 5㎝ 이상 눈이 쏟아져 교통 불편을 우려한 대설 재난문자도 발송됐다.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 등 자동차보험의 85% 가량을 점유한 대형 4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7.4%(4개사 단순 평균 기준)로 전년 동월 대비 2.2%포인트(p) 상승했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손해율은 85.7%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p 올랐다.  전월과 비교하면 0.3%p 올랐으며, 추세적으로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통상 업계에서는 정비비, 사업운영비 등을 고려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를 넘으면 적자로 간주한다.

이에 올해 자동차보험 적자 규모가 5000억~7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손보사 1위 삼성화재가 올해 1~3분기 자동차보험에서 손실 341억원을 기록했고 현대해상·KB손보도 적자를 냈다.

이는 상생금융 측면에서 지난 4년간 자동차 보험료를 인하해 온 영향이 컸다. 여기에 사고 건당 손해액이 증가하면서 손해율은 악화하는 추세다. 정비요금 인상, 부품비·수리비·최저임금 등 원가 상승 요인 때문이다. 경상환자의 과잉진료 증가 등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겨울철은 한파에 폭설이 잦고 빙판이 많은 계절적 요인으로 사고가 많이 발생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지는 시기로 손해율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독감 유행 시기도 예년보다 두 달가량 빨리 시작되면서 손보사들의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48주 차(11월 23~29일) 300갸 의원급 표본감시 의료기관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 환자는 69.4명으로 직전 주(70.9명)보다 2.1% 감소하며 6주 연속 이어지던 증가세가 소폭 꺾였다.

42주 차 7.9명, 45주 50.7명, 46주 66.3명, 47주 70.9명으로 이어진 가파른 상승 흐름이 6주 만에 멈춘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은 48주 43.1%로 전주(45%)보다 1.9%p 낮아졌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5.1%)과 비교하면 약 8배 높은 수준이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독감 입원환자는 48주 705명으로 전주 대비 16.9%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해율 악화로 자동차보험 대규모 적자가 우려되는 상황으로 보험료 인상을 검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손보험 역시 독감 치료 주사 등 비급여 진료가 급증하면서 매년 손해율이 악화하고 있어 구조 개편을 통한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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