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고다 1위·트립닷컴 추격·네이버·여기어때 방어전 가속
점유율은 글로벌 상승, 매출은 토종 유지…'쌍곡선 구도'
판도 교체 속 결제 기반·앱 사용자 여전히 국내 플랫폼 우세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국내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 시장이 급격한 재편 국면에 진입했다. 다만 글로벌 업체들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결제 기반과 매출 규모는 여전히 토종 중심이어서 시장 재편은 ‘점유율 흔들림 vs 매출 수성’의 이중 구도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여행객들이 출국 수속을 받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8일 여행조사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이번 조사 결과 아고다는 이용경험률 17%로 처음 1위에 올랐고, 여기어때(16%)와 네이버 여행상품(15%)이 뒤를 이었다. 반면 2017년 이후 줄곧 정상을 지켜온 야놀자(현 NOL)는 11%까지 내려앉으며 4위로 밀렸다.

토종 OTA들은 코로나 이후 여행 수요 회복 국면에서 여전히 과반의 이용 비중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선 연도 조사에서는 야놀자·여기어때·네이버 여행상품이 50% 수준을 유지한 바 있다. 

그러나 전체 이용경험률이 정체 또는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플랫폼이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점유율 수성전이 불가피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점유율과 달리 매출 규모에서는 토종 OTA가 여전히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야놀자는 2024년 매출 9245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숙박·레저 본업 외에 호텔 솔루션·SaaS 등 B2B 부문 매출이 31%까지 확대되며 체질 다변화가 이뤄졌다. 

야놀자 관계자는 "지난 4월 기준 339만 4353명이던 NOL의 MAU는 7월 463만8133명, 8월 433만6302명을 기록하며 리브랜딩 이후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고객 가치 중심의 서비스 혁신과 편의성 강화를 통해 고객 충성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기어때는 2488억 원 매출로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영업이익 566억 원으로 토종 중 최고 수익성을 확보했다. 온라인투어 인수 이후 해외 상품 결합을 강화하고 있다.

컨슈머인사이트 관계자는 "글로벌 OTA가 선전한 것은 코로나로 위축됐던 해외여행 수요 회복에 기인한 바가 크고 특히 아고다의 급부상은 여러 전략적 우위에 힘입은 것"이라며 "현재 OTA 시장은 시장 구조 변화와 NOL의 리브랜딩 효과가 겹쳐 나타나는 전환기라 소비자 지표 흐름의 관찰이 필요해 보이지만 순위 변화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외형 경쟁에서 글로벌 추격을 받더라도 토종 플랫폼들의 매출 기반은 여전히 탄탄한 편이라고 평가한다.

실제 국내 여행·숙박 앱 사용자 수는 여전히 야놀자 1위, 여기어때 2위 구조로 나타난 바 있다. OTA 결제 규모 역시 팬데믹 이전 대비 두 배 가까이 확대된 것으로 집계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토종 여행 플랫폼들은 브랜드 수익성 조정·해외 콘텐츠 확장이라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 당장은 탄탄하지만 글로벌 OTA의 빠른 점유율 잠식이 이어진다면, 여행 상품 유통 지형이 네이버 중심의 ‘슈퍼앱 구조’와 아고다·트립닷컴의 ‘글로벌 풀 OTA’ 구도로 변할 가능성도 있어서다.

야놀자 관계자는 "엔터프라이즈 솔루션의 안정적 수익성과 컨슈머 플랫폼의 확장성을 기반으로, AI·데이터 중심의 글로벌 트래블 테크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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