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달라진 미 국가안보전략…특정 분쟁·안보 현안 세세하게 기술 안 해”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케빈 김 주한미국대사대리가 8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NSS)에 ‘한반도 비핵화’가 빠진 것과 관련해 “한미 정상은 공동 팩트시트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고, 그것이 우리의 대한반도 정책”이라고 밝혔다.

김 대사대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외교부 청사에서 박윤주 외교부1차관과 진행한 비공개 면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달 14일 발표된 한미 통상·안보 조인트 팩트시트에 ‘북한 비핵화’ 내용이 포함돼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한미가 공동으로 발표한 팩트시트엔 한국의 우라늄 농축 및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과 함께 “양 정상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편, 김 대사대리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태스크포스(TF) 출범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며,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미국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 열려 있냐’ 질문에도 “팩트시트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박 차관과 면담과 관련해 김 대사대리는 “북한 문제를 포함해 미국과 한국이 여러 현안에서 어떻게 가장 잘 협력할 수 있을 지를 논의했다”며 “생산적 회의”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면담이 최근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 등을 만난 것과 더불어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 채택 이후 후속 이행을 위한 협의와 일맥상통하다고 덧붙였다.

   
▲ 2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의원연맹 창립기념 제1회 한미외교포럼에 케빈 김 주한미국대사 대리(오른쪽)와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참석해 있다. 2025.11.20./사진=연합뉴스

김 대사대리는 특히 “안 장관은 한미 연합군사훈련 공조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고, 그의 표현은 ‘군사훈련은 군의 생명선과 같다’였다”며 “앞으로도 그런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1기 때 NSS에선 북한이 17차례 언급되고 ‘한반도 비핵화’도 명시됐다. 바이든 행정부도 NSS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제시한 바 있어서 트럼프 2기 NSS를 두고 미국의 기조가 ‘북핵 용인’으로 바뀐 것이란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트럼프 2기에서 NSS의 기술 방침 달라져서 구체적인 지역분쟁이나 주요 현안을 세부적으로 다루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외교부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를 포함하고 있는 미국의 신 국가안보전략에 에 대해서는 특정 분쟁이나 안보 현안을 세세하게 다루지 않는 방향으로 기술 방침이 달라졌다는 측면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국가안보전략에서 미국이 인태지역의 안보·번영의 초석이 될 동맹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으며, 역내 평화 유지를 위해 강력한 억지력을 유지해 나가겠다고 한 점을 평가한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주요 계기마다 북한의 비핵화 목표를 분명하게 밝혀오고 있으며, 한미 양국은 최근 한미 정상회담 결과문서인 공동설명자료(Joint Factsheet, 11.14.)에도 기술되어 있듯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일관되게 견지 중”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전날 “미 NSS 보고서에 북한 비핵화 언급이 없는 것은 작성의 기본 방침이 '아메리카 퍼스트'를 중심으로 기술해 구체적인 지역 분쟁이나 주요 현안을 세부적으로 다루지 않은 것"이라며 ”향후 하위문서에서 다뤄질 것으로 생각되며, 이를 두고 미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관심이 없다거나, 미북 대화 재개에 관심이 없다고 볼 필요는 없어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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