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구태경 기자]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은 9일 최근 10년간 감소하던 겨울철 선박 화재·폭발 사고가 지난해 다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겨울철 해양기상 악화가 겹치며 인명피해 가능성도 높아 예방 중심의 현장 관리 강화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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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10년간 겨울철 화재·폭발 사고 비중./자료=KOMSA |
최근 공단이 해양교통안전정보시스템을 기반으로 선박 화재·폭발 사고를 계절별로 분석한 결과, 겨울철 사고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다가 지난해 26.5%로 반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10년 평균치인 22.9%를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작년 겨울철 화재·폭발 사고는 전년 대비 81.8% 증가한 40척으로 나타났다. 다른 계절에서 사고가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공단은 이러한 변화가 최근 해양 기상환경 악화와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10년간 이상 고파랑 발생 일수 분석 결과 겨울이 가장 높았으며, 최근 5년간 저수온 특보 발효일수도 꾸준히 증가했다. 이 같은 환경 변화는 사고 발생 시 구조 지연과 탈출 곤란, 저체온증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실제 올해 2월 전북 부안 해상에서는 높은 파도와 강풍 등으로 구조가 지연돼 승선원 12명 중 7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통계에서도 최근 5년간 해양사고 인명피해율은 겨울철이 3.9%로 가장 높았다.
선박 유형별로는 어선 사고가 집중됐다. 최근 5년간 화재·폭발 사고 선박의 72%가 어선이었으며, 연안·근해어업선의 비중이 높았다. 사고선박 중 선령 20년 이상 노후선박도 41.5%에 달했다.
초기 발화 요인 분석에서도 취약 지점이 드러났다. 공단이 중앙해양안전심판원 재결문을 기반으로 사고 원인을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간 화재·폭발 사고의 절반 이상이 전선·축전지·배전반 등 전기설비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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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5년간 선박연령별 화재·폭발 사고 현황./자료=KOMSA |
공단은 사고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예방 중심의 현장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소형선박 밀집 정박지 100척을 대상으로 전기·소방·난방 설비를 점검한 데 이어, 올해는 화재 취약선박 200척을 선정해 발전기·배전반 점검과 문어발식 배선 금지, 단자 조임 점검 등 맞춤형 안전지도를 시행 중이다. 소화테이프와 소공간 자동소화장치 등 실효성 있는 안전장비 보급도 병행하고 있다.
김준석 공단 이사장은 “정박 중 수리 과정에서도 화재·폭발 위험이 커지는 만큼 현장에서의 기본 안전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취약선박 중심의 점검과 교육을 강화해 겨울철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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