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태민 기자]GS건설이 주택 부문의 실적 회복세를 기반으로 모듈러 사업 비중을 확대하며 중장기 포트폴리오 전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주택·정비 중심의 경기 민감도를 낮추고, 공장제 기반 모듈러를 새로운 수익 안정화 축으로 편입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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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듈러로 준공한 드림 포레스트./사진=GS건설 |
9일 GS건설에 따르면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는 최근 강원 춘천 엘리시안 강촌 리조트에 목조 단지형 모듈러 기숙사 ‘드림 포레스트’를 준공했다. B2C 단독주택 중심이던 모듈러 사업을 B2B·B2G까지 확장하는 움직임으로, 이번 프로젝트는 2층 13개동·총 91실 규모다. 공장 제작과 현장 설치를 병행해 공기를 앞당겼으며, 운영 중단이 어려운 리조트 특성에 맞춰 저소음·저먼지 시공 방식을 적용해 발주처 부담을 최소화했다.
현재 GS건설은 모듈러를 중심축으로 신사업 재편에 힘쓰고 있다. 이같은 배경에는 최근 건설업 전반의 수익성 변동성 확대가 자리한다. 금리 상승으로 금융비용이 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으로 사업 착공·분양 일정이 흔들리며, 원가 또한 자재·노무비 불안정성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iM증권에 따르면 GS건설은 올해 3분기 매출 3조2000억 원, 영업이익 1485억 원으로 컨센서스를 상회했지만, 건축·주택 매출은 전년 대비 17.5% 감소한 1조8000억 원으로 떨어졌다. 주력 사업에서의 매출 축소는 건설업 특유의 분양·정책 사이클 영향력, 공정 지연 리스크, PF 연계성 등 외부 변수에 노출된 결과다.
반면 모듈러는 이러한 변동성 요인을 상당 부분 제거할 수 있는 사업군으로 분류된다. 공장 기반 생산(OSC)으로 인건비·공정 리스크가 작고, 표준화·반복 생산을 통한 단가 통제가 가능해 원가 안정성이 높다. 프로젝트 기간 역시 짧아 금융비용 부담이 적고, 생산·설치 과정이 분리되기 때문에 PF 환경 변화에 따른 일정 리스크도 낮다.
GS건설이 목조 모듈러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점도 변화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목조 모듈러는 표준화·규격화가 쉬워 규모의 경제 확보가 빠르며, 단독주택을 넘어 리조트·골프장·티하우스·임시주거 등 다양한 용도로 확장이 가능하다. 수주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공장 가동률을 높여 수익 구조를 안정화하는 방식이다.
발주처 구조도 모듈러 확대에 우호적이다. 리조트·호텔·골프장 등 운영 중단이 곧 손실로 이어지는 시설들은 기존 방식보다 짧은 공기와 방해 요소가 적은 모듈러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교육시설 기숙사, 공장형 숙소 등 다른 유형에서도 같은 수요가 발생해 B2B와 공공 B2G 모두에서 성장 여지가 생긴다. GS건설이 모듈러를 중장기 신성장축으로 판단한 이유다.
환경 규제 강화도 업계의 구조 변화를 뒷받침한다. 철근·콘크리트 중심의 전통 시공은 탄소배출 규제로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으며, 목조 모듈러는 상대적으로 배출량이 낮아 공공 발주 기준과도 부합한다. 조달시장 내 적용 범위가 늘어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GS건설의 모듈러 진출은 시장 규제 변화와도 궤를 같이한다.
이에 따라 GS건설은 앞으로 모듈러를 기존 주택·정비와 병행하는 ‘리스크 분산형 사업축’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현장 인력 중심 사업 대비 고정비 부담을 낮추고, 공장제 생산을 통한 원가 예측력까지 확보할 수 있어 중장기 체질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GS건설 관계자는 “모듈러는 공장 기반 제작을 통해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분야로, 단지형·숙소형 등 적용 범위도 넓다”며 “자이가이스트와 함께 B2B·B2G 중심의 실용적인 모듈러 모델을 확대해 중장기 사업 안정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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