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 다수가 최근 들어 연이어 자사주 소각에 나서며 '주주가치 환원'이라는 가치에 매진하고 있다. 정치권과 금융 당국에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증권주들에 대한 투자 매력도 덩달이 상승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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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주요 증권사들 다수가 최근 들어 연이어 자사주 소각에 나서며 '주주가치 환원'이라는 가치에 매진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선 증권사들 사이에서 자사주 소각 흐름이 연속적으로 포착되고 있다. 예를 들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5일 약 8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마쳤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지난달 27일 보통주 721억5000만원, 우선주 79억3000만원 등 총 800억원어치의 자사주를 취득했다고 공시했었다. 회사 측은 오는 2030년까지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 총 1억 주 이상의 자사주를 소각하겠다는 중장기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키움증권 역시 지난 3월 기존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와 신규 취득분을 포함해 총 105만 주를 소각한 데 이어서 이른바 '3개년 주주환원 계획'에 따라 내년 3월에는 약 90만 주의 자사주를 추가 소각할 계획이다. 키움증권은 오는 2026년까지 총 209만 주를 소각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자사주를 취득 후 '1년 내 의무 소각'하도록 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을 연내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제도 개편에 나섰다. 자사주가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원인으로 간주하고 이를 차단하겠다는 것. 이로써 그간 자사주 소각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일선 증권사들이 하나둘 자사주 소각 흐름에 동참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증권사 중에서 자사주 보유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신영증권이다. 자사주 비중이 53.1%에 달해 업계 1위다. 신영증권은 1994년 첫 자사주 매입 이후 아직까지 한 번도 소각을 진행한 적이 없기에 이번 조치로 자사주 소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밖에 부국증권 역시 자사주 비중 42.7%로 꽤 높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 다음으로 대신증권 역시 25.1%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의 소각 요구가 나올 때마다 거론되는 회사 중 하나다. 아마도 강제 소각이 현실화되기 전에 먼저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이는 증권주들에 대한 투자가치 측면에서도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3차 상법 개정안의 핵심은 자사주를 기본으로 명시하고 신규 취득분 및 기보유 자사주에 대한 소각 의무와 처분 절차를 대폭 강화하는 것"이라고 짚으면서 "3차 개정안 통과시 보유한 자사주를 1년 6개월 이내에 소각해야 하는 만큼 자사주 비중이 높은 보험, 증권, 에너지, 부동산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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