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구려 인식’ 벗고 역세권 임대보증금 높여 재정적 손해 막을 방안”
“부채와 자산을 별도로 떼어내 관리할 자회사 설립”...조직개혁도 주문
“속도가 생명…공정하고 투명한 권한행사 다른 어느 영역보다 중요”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이재명 대통령은 12일 “공공임대 주택을 역세권 등 우수한 입지에 짓고, 택지 개발은 민간 위탁이 아니라 공공이 직접 수행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공급한 사례를 보면 가장 좋은 자리에 일반 분양 주택을 짓고 공공임대는 구석진 안 좋은 장소에 몰아서 짓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LH 입장도 이해는 하지만 이런 방식이 반복되다 보니 공공임대가 ‘싸구려’라는 인식이 생긴다”며 공공임대주택을 역세권 등 좋은 지역에 공급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역세권에 공공임대 주택을 짓고 너무 작은 평수가 아닌 적정한 규모로 공급하면 임대보증금도 더 높게 받을 수 있다. 재정적 손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은 택지 개발 방식에 대해서도 “수도권에서는 민간 업체들의 입찰 경쟁이 과열돼 가짜회사를 만들어 입찰 받으려는 일까지 벌어진다”면서 “왜 그렇게 하나. 좋은 곳은 공공이 직접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강주엽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의 대통령 세종집무실 및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 관련 보고를 청취하고 있다. 2025.12.12./사진=연합뉴스

아울러 임대보증금 등 부채와 자산을 별도로 떼어내 관리할 자회사 설립을 제안하는 등 조직 개혁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LH 재정을 들여다보면 부채 비율이 높다. 임대보증금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 않나”라고 묻고 160조원 부채 가운데 약 100조원이 임대사업 관련한 부채라는 답변이 나오자 대안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기술적으로 부채·자산을 떼어내 전문화해 관리할 수 있지 않나. 검토해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고속도로 휴게소 물가관리 문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알아보니 임대료와 수수료 등으로 빠져나가는 돈이 절반에 이른다. 1만원을 내고 물건을 사면 실제 운영자는 5000원만 가져가고 나머지는 수수료로 빠져나간다”면서 “별도의 관리회사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국민이 더 화가 나지 않도록 최대한 빨리 정리해야 한다. 속도를 내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국토부 사업에는 돈이 걸린 일이 너무 많다 보니 일을 시켜놓아도 속도가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지지부진하게 하는 것은 아예 안 하는 것과 같다. 속도가 생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국토부가 맡은 영역이 중요한 만큼 부정부패가 끼어들 여지도 크다. 전부 국민의 일상과 관련됐고 재산에도 관여됐다”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권한 행사가 다른 어느 영역보다 중요한 것이 국토부 업무영역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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