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인터넷은행의 인공지능(AI) 활용이 고도화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통합형 AI를 출시해 고객 요청사항에 따라 거래정보·이체 서비스 등을 자동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마련했고, 토스뱅크는 생성형 AI를 도입해 내부 업무 생산성을 강화했는데, 당국으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인정받았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뱅은 고객이 '대화형 AI 서비스'를 통합한 '카카오뱅크 AI'를 출시한다. 기존 △AI 검색 △AI 금융 계산기 △AI 이체 △상담챗봇 등 개별로 운영되던 AI 서비스를 카카오뱅크 AI 단일 대화창에서 통합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금융이 필요한 모든 순간에 자연스럽게 사용되는 'AI 은행'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새 서비스는 송금, 정보 검색, 계산 등 다양한 요청을 일상 언어로 대화하듯 입력하면 AI가 분석해 가장 적합한 '대화형 AI 서비스'로 자동 연결해준다. 이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 라우터 기술이 활용된 덕분인데, 카뱅은 이 기능을 금융상품인 '모임통장'에도 적용했다. 

새로 도입된 'AI 모임총무'의 경우 총무가 반복적으로 수행하던 회비 관리, 지출 분석 등의 업무를 AI가 대신 수행하도록 구현했다. 가령 "이번 달 누가 회비 안 냈지?"라고 질문하면 △총 입금액 △미납자 명단 △미납 인원 수 △납부 마감일 등을 쉽게 정리해 제공한다. 또 기간별·사용처별 지출 분석, 소비 패턴 등의 정보도 제공된다. 

상담챗봇도 더욱 고도화됐다. 상담챗봇에 '내 정보 조회' 기능이 새로 탑재됨에 따라, 고객은 대화창에서 바로 계좌 정보, 자동이체 내역, 거래 출처 등 개인화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 외에도 카뱅은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지속 출시할 방침이다. 청각 장애인 고객의 상담 이용을 도와주는 'AI 수어상담'을 이달 중 출시하고, 내년에는 △금융 상품 설명 요약 △상품 검색 △투자 정보 제공 등 AI의 적용 범위를 확장할 방침이다. 

카뱅 관계자는 "고객들이 AI를 통해 금융을 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접근성과 활용성을 대폭 강화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는 AI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여 '일상 속 AI 은행'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경쟁사인 토스뱅크와 케이뱅크는 '생성형 AI' 도입을 통한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로 업무생산성을 끌어올린 게 눈길을 끈다. 

토스뱅크는 최근 AWS 베드록(Bedrock) 기반의 생성형 AI를 자사 은행·금융 서비스에 접목했다. 이에 힘입어 금융당국으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4건(△코드 리뷰 △마케팅 및 법률 검토 △경영 및 재무 분석 △Text to SQL)을 인정받았다. 핵심 업무 프로세스에 AI가 통합·활용돼 고도화된 자동화를 구현하고, 높은 업무 정확도와 처리 속도를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다. 

대표적으로 코드 리뷰는 개발 품질을 높이면서도 생산성을 극대화 하는 데 활용된다. 개발자들의 코드 검토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게 됐는데, 최신 금융 규제도 실시간으로 반영해 규제 위반 리스크도 사전에 차단했다. 마케팅 및 법률 검토 서비스는 효율성과 준법 리스크를 최소화 한다. 특히 허위, 과장광고 등의 법률 위반을 즉시 차단해 금융소비자보호를 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토뱅은 이번 서비스 지정으로 내부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크게 개선하는 동시에 운영 리스크 감소, 금융 서비스 안정화 등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토뱅 관계자는 "이번 생성형 AI 활용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금융권의 AI 기반 데이터 관리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업무 효율화로 절감된 비용 및 인적 자원, 리스크 관리는 고객을 위한 혁신에 재투자함으로써 토스뱅크의 혁신 가치를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케이뱅크도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해 광고심의 업무 효율성과 속도를 크게 높인 'AI 광고심의 어시스턴트'를 도입했다. 통상 은행들은 금융 상품·서비스 광고를 앞두고 소비자보호 등을 위해 엄격한 심의 절차를 거친다. 케이뱅크는 광고심의를 사전심의·정식심의 단계로 구분하는데, 사전심의에서 정식심의를 요청하기까지 1~2일 이상 소요된다는 후문이다. 이는 현업 담당자가 광고 문구를 작성하고 체크리스트를 점검한 뒤, 심의 부서와의 협의를 통해 문구를 수정·보완해야 하는 까닭이다. 

하지만 새 기술이 도입됨에 따라, 이 같은 번거로움을 크게 줄였다. AI가 현업 담당자의 작성 자료를 1분 이내에 검토·분석해주고, 적합성 여부를 즉시 피드백해준다. 담당자는 AI의 피드백을 반영해 적합한 자료를 심의 부서에 전달할 수 있어 광고심의 과정의 속도와 효율성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케뱅 관계자는 "AI를 활용해 광고심의 과정에서 현업 부서와 심의 부서 간 업무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업무에 AI 기술을 결합해 디지털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