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 중심 선별 수주로 리스크 낮추고 에너지 전환 실적 축적
[미디어펜=조태민 기자]삼성E&A가 지속가능항공유(SAF) 프로젝트 기본설계 수주를 발판으로 북미 친환경 에너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기 실적 보다는 설계 중심의 선별 수주를 통해 중장기 수주 파이프라인을 넓히는 데 무게를 둔 행보로, 향후 실적 가시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 삼성E&A 사옥 전경./사진=삼성E&A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E&A는 최근 미국 SAF 프로젝트 개발사 DG퓰스와 루이지애나 SAF 생산 프로젝트 기본설계(FEED)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농업 부산물과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원료로 활용해 연간 60만t 규모의 SAF를 생산하는 사업이다.

수주액은 약 230억 원으로 크지 않지만, 북미 지역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라는 점과 설계 이후 본공사 연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삼성E&A는 공기분리장치, 자동 열 개질기, 이산화탄소 포집 등 청정수소 생산과 연계된 핵심 패키지 업무를 수행하며 기술 경쟁력을 앞세웠다. 공사 단계에 앞서 설계부터 참여하는 구조로, 향후 대형 프로젝트 수주를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업계는 이번 SAF 기본설계 수주가 향후 수주 파이프라인을 잇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설계 단계에서는 매출 기여도가 제한적이지만, 이후 본공사로 전환될 경우 대규모 매출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 지역에서 친환경 에너지 설계 실적을 축적했다는 점은 향후 유사 프로젝트 수주 과정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이러한 수주 흐름은 삼성E&A가 추진 중인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삼성E&A는 SAF를 비롯해 LNG, 저탄소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수주 다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말레이시아 SAF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북미 SAF 기본설계와 LNG 관련 설계 수주를 연이어 확보,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존재감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기존 화공·플랜트 중심 사업 구조에서 에너지 전환 관련 프로젝트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리는 흐름으로 읽힌다.

단기 외형 확대보다는 설계·기술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대형 EPC 위주의 수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원가 부담과 공정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설계 사업 비중을 늘려 사업 구조를 조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수주 규모보다는 수익성과 안정성을 중시하는 최근 건설업계 전반의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이러한 기조 속에서 삼성E&A는 올해 3분기 원가 관리와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시장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 1조9956억 원, 영업이익 1765억 원, 순이익 1574억 원을 올리며 기존 해외 플랜트 프로젝트를 통해 수익성을 방어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SAF와 LNG 등 미래 에너지 분야 설계·기술 중심 수주가 파이프라인에 추가되면서, 중장기 성장 기반을 보완해 나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SAF 수주는 규모 자체보다 북미 친환경 에너지 시장에서 실적 이력을 쌓는 데 의미가 있다”며 “설계 이후 본공사로 이어질 경우 중장기 실적 가시성을 높일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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