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주요 계열사 대표 등 50여명 참여한 그룹 디자인전략회의 주재
‘브랜드 연속성’ 강화 방안 핵심 주제로…고객 중심 브랜드 전략 전환 구체화
“그룹 핵심 전략 방향, 구체적 내용 대외비”…디자인전략 실행 방안 탄력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신동빈 롯데 회장이 참석한 디자인전략회의에서 2026년 경영 전략에 관한 단서가 드러났다. 지난해에 이어 그룹 차원의 브랜드 가치 제고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면서, 계열사 전반을 관통하는 통합 브랜드 전략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 12일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5 롯데 디자인전략회의'에서 신동빈 롯데 회장과 이돈태 롯데지주 디자인실장(오른쪽 두번째)이 롯데 디자인 전략 및 혁신 사례를 소개하는 전시 부스를 살펴보고 있다./사진=롯데 제공


16일 롯데에 따르면 지난 12일 열린 디자인전략회의에서 신동빈 회장은 오전부터 반나절 동안 회의에 참석하며 롯데의 ‘브랜드 연속성’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롯데지주 공동 대표인 고정욱 사장과 노준형 사장, 이돈태 디자인실장을 비롯해 계열사 관계자 약 50여 명이 참석했다.

롯데의 디자인전략회의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지난해 첫 회의에서는 그룹 디자인 철학을 ‘일상에서 일생으로의 공감’으로 삼고, 브랜드 가치를 고객 전 생애주기에 걸쳐 전달하겠다는 비전을 세운 바 있다. 올해는 이러한 틀 위에서 롯데 ‘브랜드 연속성’을 주제로 롯데 브랜드가 유지해야 할 핵심 가치와 장기적 방향성 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롯데는 ‘공급자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브랜드 전략 관점의 전환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는 점, 제품·서비스 경쟁력 강화로 고객의 체감 경험 개선을 통해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방향성을 공개했다. 다만 디자인전략이 ‘비전’에서 ‘실행 과제’ 단계로 구체화된 만큼, 회의에서 다뤄진 대부분의 내용은 대외비로 다뤄졌다. 주요 계열사와 대표의 회의 참석 여부에서부터 롯데 브랜드 핵심 가치와 장기적 방향성이 무엇인지 등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도 공개하지 않았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디자인 전략회의에서 논의된 것은 그룹 차원의 전략 방향이고, 이를 외부에 공개하면 경쟁사에서도 알게 되기 때문에 큰 방향성을 제외한 세부적인 안들은 모두 대외비”라며 “브랜드 연속성을 어떻게 실현할 지에 대한 액션 플랜(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롯데는 지난해 첫 디자인전략회의에서 정립한 디자인 철학을 올해 상반기까지 전 계열사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확산한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롯데백화점, 롯데GRS, 롯데월드 등 15개 계열사 디자인 담당 직원이 참여해 롯데 계열사 간 고객 경험 연계와 시너지 방안에 대한 부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다만 이런 아이디어가 올해 실제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반영되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롯데 계열사 한 관계자는 “올해 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사이에 다양한 협업이 이뤄졌지만, 아직 롯데라는 브랜드 이미지와 각 계열사별 제품·서비스 등 개별 브랜드가 강하게 연결되진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소비재 제품은 회사를 알리기보단 브랜드 자체에 보다 힘을 주고 있는 것이 최근의 트렌드기 때문에, 올해 그룹 디자인전략이 반영된 구체적인 사례를 꼽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올해 회의에서는 그룹 브랜드 및 디자인전략 전환 전략과 고객 경험 개선을 통한 브랜드 신뢰도 강화 등 실행 방안과 목표가 구체적으로 제시된 만큼, 내년에는 그룹 차원의 브랜드 전략 추진이 보다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부터 ‘고객 관점에서 사업 재검토’, ‘혁신과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 제고 방안’ 등을 주문해 왔다. 한국과 일본 계열사 간 협업을 확대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원롯데’ 전략에도 속도를 붙이고 있다.

신 회장이 이번 회의에서 화두로 삼은 ‘브랜드 연속성’도 롯데 정체성과 핵심 가치를 고도화하고, 이를 지속 가능한 브랜드 가치로 구축해 계열사로 확산하겠다는 경영 철학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롯데의 여러 계열사가 쌓아온 다양한 IP들을 엮어 그룹 차원의 헤리티지로 삼고, 이를 통해 계열사 전반의 시너지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롯데 관계자는 “디자인은 고객 접점에서 중요한 부분이고, 브랜드는 대외적으로 기업을 알리는 소통 창구”라며 “이번 회의는 산재해 있는 롯데 브랜드들과 그룹 내에 있는 다양한 IP들을 계열사별로 어떻게 헤리티지로 삼고 고도화해 나갈 지를 고민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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