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 정체 속 헬스 렌탈 부상
건강 수요 확대에 렌탈판 재편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생활가전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렌털업계가 새로운 돌파구로 헬스케어 분야를 중심으로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기청정기·정수기 등 전통 품목 수요는 정체된 반면 건강·웰빙에 대한 소비자 지출은 꾸준히 확대되면서 헬스케어 렌털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떠오른다.

   
▲ 세라젬 혈액 순환 개선 의료기기 '셀트론 순환 체어(Celltron Circulation Chair)’./사진=세라젬 제공


16일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털 시장 규모는 2020년 40조 원에서 올해 100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중 웰빙·헬스·생활가전 부문은 2016년 5조5000억 원에서 2020년 10조7000억 원으로 두 배 성장한 대표적인 고성장 영역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정체된 생활가전 시장을 대체할 품목군으로 헬스케어 분야가 떠오르고 있다”라며 “렌털 시장의 무게 중심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바디프랜드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304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43억 원에서 52억 원으로 1년 새 4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또한 연간 매출도 2022년 5436억 원에서 2023년 4196억 원, 2024년 4368억 원으로 하락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안마의자 시장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고 고가 제품 수요 둔화가 겹치며 성장 동력이 약해진 모습이다. 이에 회사는 '의료기기 프리미엄화', '병원 솔루션 확대' 등 헬스케어 전문 기업으로의 이미지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업계는 바디프랜드가 고령층 대상 홈 헬스케어 솔루션 강화, 의료 렌털 카테고리 확장 등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라젬 역시 팬데믹 시기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을 걷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 244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 연간 매출은 5000억 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2022년 매출 7501억 원을 기록한 후 지난해 5460억 원으로 급감했으며, 이후 회복이 더딘 편이다. 회사 내부에서는 홈 헬스케어 수요가 정체된 상황에서 저주파·광선·온열 등 개인 의료기기 라인을 확장하고 해외 시장 재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라젬은 렌탈 시스템 구축 경험이 있지만 최근 수요 둔화로 구조적 쇠퇴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헬스케어 고도화가 사실상 생존 과제"라고 말했다.

반면 코웨이는 헬스·웰니스 제품군과 해외 렌털 사업을 확장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웨이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3조688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8.9%로 전년 동기(19.2%)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수익성을 지속했다.

코웨이는 정수기·공기청정기 중심의 생활가전 렌털이 포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안마의자·프리미엄 비데·수면케어 솔루션 등 웰니스 제품군을 확대해 사업 구조를 바꾸고 있다. 업계는 코웨이가 헬스케어 분야를 ‘제2의 정수기 모델’로 키울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현재 시장에서 바디프랜드와 세라젬은 이미 헬스·의료기기 렌털에서 기반을 갖춘 기업이지만, 실적 둔화 속 전략 재정비가 필수인 상황이다. 반면 코웨이는 후발주자임에도 압도적 고객 기반과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헬스케어 분야를 새 성장 축으로 키우고 있다.

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2025~2026년 헬스케어 렌털 시장의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생활가전 분야의 성장성은 정체됐지만 건강 관리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어, 기업별 기술력·구독 모델 혁신에 따라 판도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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