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GS건설과 롯데건설이 내년 초 약 6000억 원대 신규 수주를 손에 넣을 전망이다. 정비사업 '대어'로 꼽히는 서울 송파한양2차 재건축과 금호21구역 재개발 사업이 잇단 경쟁 불발로 수의계약 전환 수순을 밟으면서, 출혈 경쟁 없이 시공권을 확보하는 '무혈입성'이 유력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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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21구역 재개발 조감도./사진=정비사업 정비몽땅 |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금호21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15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2차 입찰을 진행했으나 롯데건설만 단독 참여해 또다시 유찰됐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르면 도시정비사업에서 시공사 선정 입찰이 두 차례 이상 유찰될 경우 조합은 단독 응찰한 건설사와 수의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롯데건설이 1차 입찰에도 단독으로 참여했던 점을 고려하면, 조합이 롯데건설과의 수의계약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호2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지하 6층~지상 최고 20층, 총 1242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로, 조합이 제시한 사업비는 6158억 원 수준이다.
금호21구역은 서울 도심 핵심 입지에 위치해 사업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으며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을 받아왔던 곳이다. 지난 10월 말 열린 현장설명회에는 롯데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참석해 '맞대결'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관측됐지만, 포스코이앤씨가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경쟁은 성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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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파한양2차 재건축 조감도./사진=송파한양2차 재건축 조합 |
GS건설도 서울 송파구 송파한양2차 재건축 시공권을 사실상 거머쥔 상태다. 송파한양2차 재건축 조합은 이달 11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만장일치'로 GS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인정, 이를 대의원회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조합은 오는 18일 대의원회를 열어 시공사 선정과 관련한 세부 일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1984년 준공된 송파한양2차 아파트는 744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통해 1346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총 공사비는 약 6857억 원으로 추산된다. 해당 사업 역시 지난 9월 1차 입찰 마감에 이어 이달 9일 진행된 2차 입찰에서도 GS건설만 단독 참여하면서 수의계약 요건을 충족했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는 내년 1월께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송파한양2차 재건축은 잠실·가락 생활권을 공유하는 핵심 입지로, 정비시장의 대표적인 '노른자' 사업지로 분류된다. 당초 HDC현대산업개발·GS건설 간 치열한 2파전이 예상됐지만, HDC현대산업개발이 최종 불참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GS건설의 독주 체제가 굳어진 상태다.
GS건설은 랜드마크 단지 구현을 위해 어반에이전시(URBAN AGENCY), 에버랜드, 에이럽(ARUP) 등 국내외 설계·조경·엔지니어링 전문 그룹과 협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단지명으로는 '송파 센트럴 자이'를 제안, 고급 주거 단지에 걸맞는 차별화된 설계를 적용할 계획이다.
GS건설과 롯데건설로서는 신년을 앞두고 내년 대형 정비사업 실적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 셈이다. 특히 출혈 경쟁을 피하면서도 핵심 입지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GS건설과 롯데건설 입장에서는 사업성이 검증된 핵심 정비사업을 출혈 경쟁 없이 확보하게 된 셈"이라며 "연초 수주 실적과 브랜드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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