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현수막, 법 통과 전이라도 가이드라인 만들어 단속해야”
“집회 진압에 많은 역량 소진할 필요 없어...민생·치안 담당 늘려야”
“순위·매크로 조작, 매우 나쁜 범죄 행위...영업상 일부러 방치 의심”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7일 혐오 표현이 담긴 현수막과 관련해 “혐오 현수막은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하는 권한·권리 남용”이라며 “행정적 틈새를 이용해 온 사회를 수치스럽게 만드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행정안전부(경찰청, 소방청), 인사혁신처 업무보고에서 “지금까지 방치했더니 해괴한 현수막들을 다 붙이고 있다”며 “개인의 자유라는 이유로, 정당이 붙인 것은 제한할 수 없다는 이유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현수막을 무제한 붙여도 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옥외광고물법·정당법 개정 전까지는 단속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하자 이 대통령은 “법이 통과되기 전이라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단속하는 게 맞다”며 “그래야 지방정부도 안심하고 단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행정안전부(경찰청, 소방청)·인사혁신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7./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관광객을 상대로 모욕을 주거나 하는 일은 국가의 품격과 관련된 일이다. 그래도 최근 경찰이 잘 대응해 많이 줄어든 것 같다”며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경찰 인력 운용에 대해서는 “최소한 우리 정부에서는 시위 진압 인력이 많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수사나 민생·치안을 담당할 인원을 늘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경찰의 수사업무 인력이 제가 보기에는 부족해 보인다”며 “집회 진압에 너무 많은 역량을 소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요새 범죄가 옛날과 달라서 복잡하다. 수사도 쉽지 않고, 인력도 많이 필요하다”며 “그렇다고 경찰 인력 전체를 늘리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인력 재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당시 기동대 규모는 얼마나 되는지, 또 윤석열 전 대통령 때 추가 대응 조직을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아는데 집회 대응 인력이 얼마쯤 되느냐”고 물었다.

   
▲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7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동석 인사혁신처장, 윤호중 장관,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 2025.12.17./사진=연합뉴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집회 시위를 관리하는 기동대가 1만2000명 있는데 1000명 정도를 줄일 예정”이라며 “기동순찰대도 과거 3000여 명 수준에서 1차적으로 1000여 명을 줄였다”고 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인력 운용을 잘 해야 할 것 같다. 제가 보고 받기로는 집회 참여 인원이 계속 줄어든다고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유튜브, 기사 댓글, 커뮤니티에 너무 명백한 가짜뉴스들이 많이 횡행한다”며 “개인이 우발적으로 우연히 하는 경우도 있지만 조직적·체계적 의도를 갖고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경우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실과 관계없이 편 먹고, 조작하고, 갈등을 격화시키고, 대립을 심화시키는 건 정말 문제”라며 “순위 조작이나 매크로 활용 여론 조작은 매우 나쁜 범죄 행위에 속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어디에서 개인적으로 추적해 본 바에 의하면 매우 체계적으로 순식간에 비슷한 내용이 올라온다든지, 특정 포털·기사를 보면 두세 개만 집중적으로 순식간에 공감, 댓글이 올라오는 경우는 매크로나 기계적 수단을 동원한 것 아니냐”며 “개인이 갑자기 그럴 리 없지 않느냐”고 물었다.

또한 “포털 뉴스 순위를 조작하기 위해 기계적으로 매크로를 활용하는 건 명예훼손 문제가 아니라 업무방해”라며 “포털 회사는 쉽게 캐치할 수 있을 거다. 그런데 내가 보기엔 영업상 이유로 일부러 방치하는 것 아닌가 생각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유 직무대행은 “조직적 가짜뉴스 유포에 대해서도 더 치밀하게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경찰은 이번에 국제적 초국적 범죄에 대응을 잘해줘서 보이스피싱 실제 피해가 대폭 줄었다”며 “국민 피해도 줄고, 검거율도 늘었다. 매우 잘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여러분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우리 국민들이 안전한 삶을 살게 될지, 불안한 삶을 살게 될지 결정된다”며 “여러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자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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