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올해 보험업계는 금리 변동성과 자본 건전성 규제 강화에 따른 자본 확충 부담, 손해율 상승 등으로 인한 본업 경쟁력 약화 등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이에 보험사들은 내년 실손보험과 자동차보험 보험료를 인상하고 5세대 실손보험을 도입할 계획이나 손해율을 낮추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 서울 여의도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53개 보험사의 올해 3분기 총 누적 순이익은 11조29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2% 감소했다.

특히 본업인 보험손익이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수입보험료는 183조3829억원으로 전년 대비 8.4%나 늘어난 반면, 생보사와 손보사 모두 보험손익이 20.9%, 35.6%씩 급감했다. 다만 투자손익이 각각 19.4%, 29.4%씩 증가하며, 악화된 실적을 일부 방어했다.

손보사의 경우 손해율 악화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줄어든 6조4610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보험사들의 1~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119.3%로, 전년 말 대비 2.7%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100%를 크게 상회한다. 실제 1~3분기 합산비율은 110.6%로, 적자구간을 넘어섰다.

이처럼 손해율이 악화하는 배경으로는 비급여 항목의 과잉진료 등이 주로 꼽힌다.

이에 금융당국은 비급여 항목을 중증과 비중증으로 구분해 보장을 차등화하고, 비중증의 자기부담률을 높인 5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준비 중이다.

관건은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들의 환승 여부인데 보험료 할인 등 보상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갈아탈 유인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보험사들은 내년 실손보험료를 평균 7.8% 수준으로 인상할 예정이다.

자동차보험 또한 4년간 지속된 보험료 인하, 정비수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적자상태가 계속되면서 내년 자동차보험료가 약 1.5% 인상될 전망이다.

롯데손해보험과 KDB생명은 여전히 새 주인을 찾지 못하며 M&A 벽에 부딪혔다. 롯데손보는 금융당국의 적기시정조치로 발목이 잡혔으며, 현재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조치를 신청했다. KDB생명의 경우 최근 515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정상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 롯데손해보험·MG손해보험 본사 전경./사진=각 사 제공


MG손해보험은 매각이 최종 불발되며 가교보험사인 예별손해보험으로 자산과 계약이 이전됐다. 현재 예별손보는 5개 대형 손보사로의 계약이전과 공개 매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주요 손보사와 금융지주 등을 대상으로 수요를 타진하고 있으며, 실사를 거쳐 내년 3월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반면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지난 7월 우리금융지주의 품에 안겼다. 양사의 자산을 합치면 54조원 규모로 생보업계 5위에 오르게 된다. 우리금융은 향후 양사 통합 작업을 거쳐 비금융 부문 핵심축으로 자리잡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해외시장 진출 또한 활발했다. DB손해보험은 지난 9월 미국 특화 보험사 ‘포테그라’의 지분 100%를 16억5000만달러에 인수했으며, 한화생명은 인도네시아 노부은행과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의 지분을 인수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역시 유럽 사모펀드 헤이핀캐피탈매니지먼트와 영국 보험사 캐노피우스사의 지분을 인수했다.

또 올해 보험사들은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규제와 금리 관련 불확실성에 따라 건전성 압박이 심해지며 자본 발행에 집중해왔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보험업권의 자본성증권 발행 규모는 6조8070억원이다. 여기에 한화생명과 동양생명이 발행한 외화자본성증권 15억달러(한화 약 2조1500억원)를 합하면 9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역대 최대 발행 규모인 지난해 발행액(8조6550억원)을 넘어선 수치다.

지난해부터 금리 하락과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에 선제 대응해 자본성 증권을 발행하며 지급여력비율을 방어하는 흐름이 올해 초까지 유지됐다. 다만 당국이 ‘자본의 질’에 초점을 맞춘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 규제를 예고하며 2분기 이후 발행이 주춤해졌다.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은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에서 자본의 질이 높은 기본자본만으로 보험금지급능력을 평가한다.

9월 이후부턴 일부 회사가 기본자본 요건을 충족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데다 기존 발행한 후순위채 등의 콜옵션 기일이 도래하면서 차환 목적으로 발행, 다시 자본성 증권 발행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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