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내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인수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바이오 산업의 지형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다. 글로벌 관세 및 보안 이슈 속에서 현지 생산 거점 확보를 통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가속화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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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송도 셀트리온 전경./사진=셀트리온 |
4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달 31일 일라이 릴리의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소재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인수 완료했다. 인수 금액은 약 3억3000만 달러(약 4600억 원)이며 릴리로부터 향후 4년간 약 6787억 원(약 4억7300만 달러) 규모의 위탁생산(CMO) 계약을 즉시 체결했다. 셀트리온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추가로 약 7000억 원을 투자해 생산 능력을 기존 6만6000ℓ에서 13만2000ℓ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해 7월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으며 5개월만에 인수를 마무리했다. 셀트리온은 고용승계도 협의해 숙련된 현지 인력을 통해 생산을 바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보유한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2억8000만 달러(약 4147억 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절차는 올해 1분기 내 완료될 예정이다. 현지에 근무 중인 500여 명의 숙련된 인력을 전원 고용 승계하며 기존 생산 물량을 즉시 승계해 안정적인 CMO 수익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록빌 시설 기반 외에도 2032년까지 송도 제2 바이오캠퍼스에 6~8개 공장을 추가로 지어 총 132만5000ℓ 규모로 생산능력을 확대하려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투자의 배경에는 미국의 강경한 관세 정책과 생물보안법 통과가 자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지속적인 리쇼어링 정책의 일환으로 의약품에도 고관세 정책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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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메릴랜드주 락빌에 위치한 휴먼지놈사이언스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이후 의약품 관세 위협으로 한국 정부가 협상을 진행한 결과 의약품에 대해 최혜국 대우(15%)를 확보했다. 하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일각에서는 미국 투자가 필수적인 요소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보하면 관세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탈피할 수 있다는 판단이 양사의 투자를 촉발한 것이다.
더욱이 미국의 중국 견제 법안인 생물보안법이 상원을 통과하면서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중장기 적으로 수혜를 입을 전망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바이오협회에 따르면 현재 미국 바이오 기업의 79%가 중국 CDMO 업체에 의존하고 있으나 생물보안법 시행 시 2032년까지 중국 기업과의 거래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제약사들의 CDMO 수요가 한국, 일본, 유럽 등 비중국계 기업으로 대량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가 단순한 시설 확장을 넘어 국내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현지에서 자사 제품 생산은 물론 글로벌 고객을 위한 CDMO 사업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최근 미국 생물보안법 통과로 글로벌 생명공학 기업들의 현지 CMO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미국 생산시설 인수를 통해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도 "이번 인수는 글로벌 헬스케어 산업 발전과 미국 내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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