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공실·단기 차환 부담 겹쳐…중소 건설사 PF 리스크 확대
[미디어펜=조태민 기자]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소·중견 건설사에 집중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가 지역 건설업 전반의 핵심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 분양 부진과 상업용 부동산 침체가 겹치며 미분양 누적과 단기 PF 부담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업계는 중소 건설사에 집중된 PF 구조를 완화하고 미분양 관리와 차환 리스크 점검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 4일 업계는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중소·중견 건설사에 집중된 PF 구조가 지역 건설업의 핵심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최근 발표한 ‘부산지역 부동산 PF 리스크 진단 및 시사점’ 연구 보고서를 통해 부산 지역 부동산 PF가 시장 리스크와 시공사 리스크, 차환 리스크에 동시에 노출돼 있다고 진단했다.

부산은 지방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취약성이 비교적 뚜렷하게 나타나는 지역으로 꼽힌다. 인구 구조 변화로 주거 수요가 장기적인 하방 압력을 받는 가운데, 미분양 물량 누적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 기준 부산 지역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원도심과 서부산권을 중심으로 2700가구까지 늘어난 상태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 여건도 녹록지 않다. 지역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올해 3분기 부산 오피스 공실률은 16.0%를 기록해 전국 평균 공실률(8.9%)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까지 치솟았다. 주거와 비주거 부문 모두에서 수익성 저하 압력이 커지면서 PF 사업 전반의 현금 흐름 안정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시장 환경 속에서 부산 지역 부동산 PF는 중소·중견 건설사 의존도가 특히 높은 구조를 보이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100위 밖 건설사의 부산 지역 부동산 PF 참여 비중은 약 13%로, 전국 평균(6.7%)의 두 배 수준이다. 분양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금융 환경이 악화될 경우 이 같은 구조가 시공사 재무 부담으로 빠르게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환 리스크 역시 구조적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부산 지역 부동산 PF 유동화 증권 가운데 만기 1년 미만 단기물 비중은 지난 10월 말 기준 80%에 달한다. 금리 변동이나 금융시장 경색 시 차환 부담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는 구조로, 분양 지연이나 미분양 발생 시 PF 차환 실패가 시공사 보증 부담과 유동성 위기로 직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산 사례는 특정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지방 부동산 시장 전반의 구조적 위험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지방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인구 감소와 실수요 위축, 상업용 부동산 공실 확대가 동시에 나타나는 가운데, 단기 PF 중심의 자금 조달 구조가 유지되면서 중소 건설사 리스크가 누적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지방 사업 비중이 높은 중소·중견 건설사의 경우 미분양 장기화나 차환 여건 악화가 발생할 경우 재무 구조에 미치는 충격이 단기간에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신규 공급 확대보다는 미분양 관리와 수요 회복, PF 구조 점검 등 리스크 관리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법으로는 △단기 PF 중심 구조 축소 및 만기 구조 다변화 △중소·중견 건설사 보증·책임준공 부담에 대한 사전 점검 강화 △실수요자 중심의 지역 맞춤형 수요 보완책 병행 △신규 공급 확대보다 미분양 관리 중심의 공급 조절 전략 전환 등이 거론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면서 중소·중견 건설사 중심의 PF 구조가 가장 취약한 고리로 떠오르고 있다”며 “미분양과 공실, 단기 PF가 동시에 겹치는 지역부터 구조 점검과 선제적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시공사 부실과 금융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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