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시진핑·푸틴과 천안문에 올라 다자외교 데뷔 비롯 활발한 공개활동
美중간선거 이전 성과내고 싶은 트럼프 심리 이용하려 북한 나설 수도
3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있다는 전문가도 “큰 돌파구는 없을 것”
트럼프 조건 따라 시진핑·푸틴 결단할 땐 ‘제재’보다 강력한 조건 될 수도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월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날 예정인 가운데 한국과 미국 모두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하는 상황이다. 

우리정부는 통일부를 중심으로 4월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시점을 북미대화 여건 조성을 위해서도 관건적 시기라고 보고 있다. 북미대화 성사 여부에 남북대화도 복원될 수 있다고 보고, 한반도 정세를 평화로 전환하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마침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새해 첫 해외 순방으로 중국을 국빈방문해 5일 한중 정상회담을 갖는 것과 관련해서도 정부는 중국이 북미, 남북 대화 재개를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하도록 지속해서 소통하고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최근 중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한중 정상이 1년에 한번씩 만냐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대체로 4월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지난달 19일(현지시간) CSIS 온라인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내년 1분기에 만날 가능성을 60% 정도“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두 정상이 만나더라도 큰 돌파구는 없을 것이지만, 현 상황에 비춰 봤을 때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외교원의 전문가들도 지난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때보다 4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경주APEC 당시에도 김정은에 꾸준히 러브콜을 보냈던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아시아를 찾으면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할 것이란 분석이다. 

취임 이후 가자 전쟁 유전에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을 이끄는 데 성공하는 등 세계 곳곳의 분쟁을 중재하며 노벨평화상 수상자 후보에 오르내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9년 2차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에도 불구하고 2018년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이어가고 싶은 바람이 클 것이기 때문이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났다고 조선중앙통신이 7월 1일 보도했다. 2019.7.1./사진=조선중앙통신

여기에 김정은으로서도 연초 예정된 9차 당대회에서 새로운 경제노선을 제시하고, 대대적인 성과를 담보하려면 중국·러시아로는 부족하고, 한국과 미국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우크라이나전쟁이 끝나고 김정은이 바라던 한미일 대 북중러 대결 구도에 대한 희망도 사라지면 북러밀착 연결고리도 느슨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3차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 여부는 북한의 선택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김정은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 트럼프의 당근책과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러시아의 역할이 결정적일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전쟁을 서둘러 끝내려고 하는 이유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영향력을 행사해 북미 대화까지 연결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관측도 있다. 

국립외교원의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미 정상회담 테이블이 차려지기 위해선 하노이회담에서 김정은이 퇴짜를 맞은 대북제재 완화가 필수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상숙 외교원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한미훈련의 양상을 지켜보면서 선택하겠지만, 지난해보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이 교수는 “북한으로선 하노이회담 때 김정은이 제기한 안보리 대북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삼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제재 완화 가능성을 내비친 만큼 북한이 완화 수준을 타진해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정훈 외교원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더라도 베이징이 아닌 제3의 별도 장소에서 개최될 것이고, 북한은 금융제재 해제를 가장 원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엔 우크라이나전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맨 앞 중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맨앞 왼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맨앞 오른쪽)과 함께 외국 지도자들이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일전쟁 종전 80주년 열병식을 참관하기 위해 톈안문 망루로 걸어가고 있다. 2025.9.3./사진=연합뉴스

민 교수는 ”우크라전이 종식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관계 개선 여부에 따라 북한을 대화로 이끌 미러 간 논의도 진전될 것이므로 그 논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냐에 따라 제재 완화보다 더 강력한 조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한권 외교원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에 중국이 관여할 가능성에 대해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개입하는 것이 자신들의 전략에 필요하다고 생각하겠지만 현재 (북러밀착 상황에서) 북중 관계를 고려할 때 북미 사이를 중재해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 일각에선 지금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올 이유가 전혀 없고,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의 집요한 러브콜에도 3차 북미 정상회담은 성사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빅터 차 한국석좌가 참여한 CSIS 대담에서 미 국가정보국 북한담당부조정관을 지낸 시드니 사일러 CSIS 선임고문은 “현재 북한은 미국과 대화하지 않는 편이 이익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면서 “북한을 대화의 판으로 유도할 수 있도록 한미가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진단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9월 3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석해 시진핑 주석,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망루에 오른 것은 북한 지도자에게 좀처럼 볼 수 없던 다자외교 참석이어서 더욱 주목받았다. 이 밖에 김정은은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났으며, 여타 우방국 정상들과도 친서 교환 등 외교에 적극적이었다.

김정은은 지난해 북한 내 공개활동도 최다를 기록했다. 통일연구원이 지난해 12월 28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정은의 공개활동은 118회이며, 집계에 빠진 추가 일정까지 더하면 총 131회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보다도 늘어난 것으로 2016년 이후 9년만에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인 것이다.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반년만에 아시아를 다시 찾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4월이 다가올수록 김정은에 보내는 러브콜은 더욱 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하반기 미 중간선거 이전에 김정은과 만나고 싶어할 것으로 보이고, 김정은도 이런 트럼프의 심리를 최대한 이용하는 전략을 구사하려 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푸틴 대통령의 2026년 새해 축전 대상에 김정은과 시 주석 외 트럼프 대통령도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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