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새해 시중 유동자금이 특정 금융섹터로 쏠리면서 업권별 실적 명암이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증권·운용업이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2금융권은 대출규제 등의 여파로 부진할 것이라는 평가다. 이에 금융권이 무리한 외형 경쟁보다 선제적인 부실자산 정리 및 포트폴리오 재편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5일 하나금융연구소가 펴낸 하나금융포커스 '2026년 금융산업: 업권간 차별화와 리스크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새해 금융업권별 실적은 크게 엇갈릴 전망이다. 지난해에 이어 새해에도 유동성은 풍부하지만, 이 자금이 궁극적으로 수익성·성장성 측면에서 검증된 업권으로만 선별적으로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대출규제 여파로 부동산시장에서 자본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이른바 '머니 무브'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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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시중 유동자금이 특정 금융섹터로 쏠리면서 업권별 실적 명암이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증권·운용업이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은행·2금융권은 대출규제 등의 여파로 부진할 것이라는 평가다. 이에 금융권이 무리한 외형 경쟁보다 선제적인 부실자산 정리 및 포트폴리오 재편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에 하나금융연구소는 유동성 효과로 수혜를 볼 업권으로 '증권·자산운용'을 최우선적으로 꼽았다. 높은 기대 수익률이 예상되는 투자자산으로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고,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도 본격 안착할 것으로 점쳐지는 까닭이다.
반면 '이자장사' 효과를 누렸던 은행업은 성장 임계점에 도달해 중립 또는 정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교육세·과징금 등 일회성 요인으로 인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가산금리 축소, 금리 리프라이싱 효과 등 순이자마진(NIM) 축소 압력 지속과 당국의 강력한 대출총량 규제가 더해져 이자이익 성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험업도 성장 중립 또는 정체 국면이 예상된다. 보험업의 경우 포화된 시장의 제로섬 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IFRS17 관련 회계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그 외 여전업의 경우 조달환경이 개선되고 소비 심리 회복으로 신용카드 취급액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카드론 등 고수익자산 위축이 불가피해 회복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저축은행도 높은 조달비용 부담과 저신용 대출자의 연체율 상승이 구조적으로 맞물려 건전성 악화와 수익성 훼손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것으로 평가했다.
이재명 정부에서 추진 중인 '생산적 금융'은 금융권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으로 금융권이 자본규제 준수 및 책무구조도 안착 등의 문제도 해결해야 하는 만큼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혜미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생산적 금융정책은 금융사에게 단순한 담보대출을 넘어 벤처·혁신기업 대출·모험 자본 투자 확대 등 고부가가치 기업금융을 강화할 수 있는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신용위험 상승으로 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당국의 자본 확충 요구까지 더해져 보통주자본비율(CET1) 방어가 최우선 과제로 부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악용한 딥페이크 등 고도화된 금융사기가 급증하면서 비대면 채널의 신뢰도가 위협을 받을 수 있고, 보안·컴플라이언스 비용은 대폭 증가할 수 있다"며 "금융사고 발생 시 경영진에게 관리 책임을 묻는 책무구조도도 본격 도입되면서 단순한 규정 준수를 넘어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에 김 연구위원은 금융권이 기초(펀더멘털)를 튼튼히 하고, 정부 정책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 연구위원은 "무리한 외형 확장보다 자본효율성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내실 경영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선제적으로 부실자산을 정리해 자산건전성을 개선하고 펀더멘탈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사들이 자본비율 관리 및 충당금 적립 등으로 RWA를 정교하게 관리해 자본비율을 방어하고 주주환원 여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 "정부정책에 발맞춰 우량 벤처·기술기업 등 CIB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며, 지분투자 병행을 통해 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투자 차익도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그룹 내 성장이 정체된 은행 부문의 의존도를 낮추고 증권,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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