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셀트리온, 미국 공장으로 현지 수주 능력 강조
신유열·최윤정 등 재계 3세들도 참가해 활약 예정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오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제약·바이오 투자 행사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2026(이하 JPMHC)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행사는 미국의 생물보안법이 지난달 최종 법제화된 이후 열리는 첫 번째 글로벌 행사라는 점에서 성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2025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5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은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제44회 JPMHC의 메인트랙(그랜드볼룸) 발표자로 나선다. 올해 행사의 핵심 관전 포인트는 단연 생물보안법과 미국 현지 생산이다. 지난 2년간이 법안 통과 가능성에 막연한 기대감만 컸었다면 올해는 법적 효력이 발생한 상태에서 열리는 만큼 글로벌 제약사들이 대체 파트너를 찾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들은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미국 내 생산 거점을 전면에 내세워 글로벌 빅파마들의 공급망 재편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순한 기술 과시를 넘어 법안 통과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탈중국 기조의 실질적인 수혜를 확정 짓겠다는 복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존 림 대표가 직접 발표자로 나서며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리더십을 공고히 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GSK(글락소스미스클라인)로부터 2억8000만 달러(약 4000억 원)에 인수한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생산시설을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압도적인 생산 능력의 송도 캠퍼스를 자랑해왔지만 이번 록빌 공장 인수를 통해 물리적인 미국 생산 옵션까지 고객사에 제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생물보안법 리스크를 원천 차단하려는 서구권 빅파마들에게 매력적인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존 림 대표는 이번 발표에서 차세대 CDMO 플랫폼인 ‘엑셀런스(ExellenS)’와 5공장 가동 현황 그리고 미국 거점을 활용한 멀티 사이트 전략을 통해 수주 격차를 벌리겠다는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역시 서진석 대표가 단독 발표자로 나설 가능성이 유력한 가운데 CDMO 신사업의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 뉴저지주에 위치한 일라이 릴리의 생산시설 인수를 마무리 짓고 인수와 동시에 약 6800억 원 규모의 CMO(위탁생산) 물량을 확보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는 공장 인수 즉시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다.

또한 기반 시설 확보와 가동률 우려를 동시에 해소한 성공적 딜로 평가받고 있다. 서 대표는 이번 발표에서 바이오시밀러와 신약 개발을 넘어 미국 현지 공장을 기반으로 한 CDMO 사업 확장을 공식화하며 글로벌 탑티어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이번 JPMHC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팜, 알테오젠 등도 참가해 K-바이오의 위상을 높일 예정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번에 경영 최전선에 나서게 된 신유열 대표가 직접 현장을 찾아 글로벌 파트너링을 진두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러큐스 공장 인수 이후 송도 바이오 캠퍼스 착공까지 한국과 미국에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어 이번 행사에서는 신규 수주 논의에 집중할 계획이다.

SK바이오팜 역시 이동훈 대표와 최태원 SK 회장의 장녀 최윤정 사업개발본부장이 참석해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성장세와 차세대 방사성의약품(RPT) 파트너링을 모색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태평양(APAC) 트랙에서는 기술수출의 주역들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머크(MSD)와의 키트루다SC 독점 계약으로 주가를 올린 알테오젠은 전태연 부사장이 발표자로 나서 하이브로자임 플랫폼의 확장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MASH(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치료제 임상 데이터를 보유한 디앤디파마텍과 보툴리눔 톡신 강자인 휴젤도 발표를 통해 글로벌 파트너사 확보에 나선다.

전문가들은 생물보안법의 영향이 단기와 중장기로 나뉘어 국내 바이오업계에 작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이번 JPMHC 기간 중 중국 기업을 대체하려는 빅파마들의 문의가 폭증하며 활발한 미팅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내 생산 시설을 보유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롯데바이오로직스 등은 즉각적인 협상 테이블을 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물보안법 통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 배제가 상수가 된 만큼 이번 JP모건 헬스케어는 한국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넘어선 실질적인 파트너로 인정받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단순한 CMO 수주를 넘어 신약 개발 및 플랫폼 기술 이전 등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협력이 확장될 수 있는 기회”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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