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5만명 떠나…10명 중 6명 꼴로 SKT행
경쟁사 공격적 영업에 3사 점유율 재편 '촉각'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KT가 해킹 사고로 위약금 면제 조치를 시행한 이후 나흘간 5만 명이 넘는 가입자가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탈 고객의 60% 이상이 SK텔레콤(SKT)으로 이동하면서, 지난해 해킹 사고로 흔들렸던 SKT의 시장점유율이 다시 회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KT 위약금 면제 첫날, 1만 명 대거 이탈./사진=KT 제공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KT에서 이탈한 가입자는 총 5만2661명으로 집계됐다. 첫 날인 31일에는 1만142건의 이탈이 발생했으며 이후 이틀 동안 2만1492명이 추가로 KT를 떠났다. 지난 3일에는 2만1027명의 고객이 KT를 이탈했다. 이는 위약금 면제 이후 하루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숫자다.

이 가운데 지금까지 SKT로 이동한 가입자는 3만2336명으로 전체의 61.4%로 집계됐다. LG유플러스는 1만2939명(24.6%), 나머지 7386명(14.0%)은 MNVO(알뜰폰) 사업자로 이동했다. 

업계에서는 무단 소액결제 및 해킹 사고로 KT 가입자들의 불안 심리가 확산된 가운데, S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의 공격적인 영업이 가입자 이동을 부추긴 것으로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SKT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7월까지의 위약금 면제 기간에 회선을 해지한 고객이 3년 내 재가입하면 가입 연수와 T멤버십 등급을 복원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여기에 특별 멤버십 혜택으로 오는 15일 신규 가입자를 대상으로 1만9000원 상당의 쿠폰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추가 포인트 및 제휴 할인을 내세우고 있다.

유통 현장에서도 경쟁은 한층 과열된 분위기다. 지난 3~4일 서울 내 이른바 '성지'로 불리는 휴대폰 판매점에서는 SKT와 LG유플러스로 번호 이동 시 최대 70만 원 대의 추가지원금이 제공됐다. 

이날 기준 아이폰17 256GB 모델, 갤럭시Z플립7 256GB 모델은 사실상 '공짜폰'이 되기도 했다. 몇몇 상가에서는 SKT와 LG유플러스로 이동할 경우 차비를 챙겨주기도 했다. 차비란 공짜폰을 넘어 현금을 얹어주는 것을 말한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최근 통신3사에 공문을 보내 과도한 보조금 경쟁과 경쟁사 비방성 마케팅 자제를 요청했지만, 일선 매장에서는 여전히 공격적인 고객 유치 경쟁이 벌어지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 KT 이탈 고객 확산 우려… "SKT 적극적인 마케팅 전개할 듯"

   
▲ KT 위약금 면제 첫날, 가입자 대거 이탈./사진=연합뉴스 제공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영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KT의 이탈 고객 규모는 지난 4일 번호이동을 한 가입자까지 합치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까지 집계된 5만2661명은 지난해 SKT 해킹 당시 같은 기간 이탈 규모를 웃도는 수준이다. 

SKT는 위약금 면제 발표 직후인 지난해 7월 5일부터 나흘간 4만1858명이 이탈했다. 당시 가입자 이탈이 심화되면서 SKT 점유율은 사상 첫 40%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업계에선 KT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과 함께, 이번 사태가 통신 3사 시장점유율 재편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SKT의 경우 누적 가입자 기반이 두터운 만큼 과거 이탈했던 고객들이 각종 혜택을 계기로 다시 돌아오는 현상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KT가 위약금 면제를 시행한 상황에서는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T는 이달 13일까지 해지하는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위약금을 전액 면제하며 침해 사고를 최초 인지했던 지난해 9월 1일부터 12월 30일 사이 이미 해지한 고객에게도 소급 적용한다. 환급 신청은 이달 14일부터 31일까지 KT 홈페이지, 고객센터, 전국 매장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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