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지난해 전기차 시장의 축소로 인해 수익성 난항을 겪던 국내 배터리 업계가 올해 ESS(에너지저장장치)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노리고 있다. ESS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로 국내 3사는 기존 전기차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대대적으로 전환하고 있다.
| |
 |
|
| ▲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 ./사진=LG에너지솔루션 |
6일 업계에 따르면 2026년 국내 배터리 업계의 생존 전략은 ESS로의 전환에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폐지, EU(유럽연합)의 전동화 목표 연기가 겹치면서 전기차 시장이 급격하게 축소되면서 새로운 창구로 부상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기준 미국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2%에서 5%로 급락한 데 이어 한 달 사이 판매량이 60% 가까이 감소했다. 이로 인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들은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올해는 이런 위기를 급증하고 있는 ESS 수요로 상쇄한다는 전략이다. ESS 시장은 현재 AI(인공지능)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구글, 메타, 아마존 등의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에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면서 글로벌 전력망을 좌우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현재 글로벌 전체에서 2%의 비중에 불과하지만 오는 2030년 4~8%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확대도 맞물렸다. 미국 정부는 오는 2035년 100%의 청정 전력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120~680GW의 저장 용량이 필요하다.
이로 인해 글로벌 ESS 시장은 2023년 185GWh에서 2030년 618GWh로 3배 인상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북미 시장은 2025년 80GWh에서 2030년 130GWh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연평균 21% 성장률이다.
이 같은 시장 변화는 국내 배터리 업계의 점유율 상승에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부터 미국 ESS 시장에서 중국산 배터리의 진출은 미국의 탈중국 정책에 의해 제약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배터리의 공백을 국내 배터리 업계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부터 테슬라용 각형 배터리 양산 설비 투자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테슬라와 체결한 6조 원 규모의 ESS 공급계약이 대표적이다. 해당 계약은 2027년 2분기부터 2030년 2분기까지 공급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ESS 생산 능력을 50GWh 이상으로 확대하고 2026년부터 매출의 30% 이상을 ESS에서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
 |
|
| ▲ 삼성SDI의 LFP 배터리가 탑재된 ESS 제품 'SBB 2.0'./사진=삼성SDI |
삼성SDI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스텔란티스 합작공장에서 기존의 전기차 배터리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2026년 말까지 30GWh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은 기존 라인을 활용해 2026년 하반기부터 LFP(리튬, 인산, 철) 기반 ESS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다. 플랫아이언 에너지로부터 약 2조 원대 규모의 수주를 바탕으로 북미 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다만 이 같은 전략에도 국내 3사가 확보할 수 있는 수익성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가격 압박 경쟁은 불가피하고 테슬라와 같은 대형 고객들의 원가 절감 요구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려운 대외환경까지 겹쳐 실질적인 ESS를 통한 수익성 전환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올해를 시작으로 재도약 의지를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2026년은 노력들이 실질적인 사업성과로 전환되는 원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이런 목표 달성을 위해 네 가지의 핵심 과제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지며 그 중 하나는 ESS 사업의 성장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하는 것이다.
김 사장은 "ESS 수요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기회"라며 "ESS 생산 능력 확대를 차질없이 진행하고 SI/SW차별화 역량 강화로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타이밍이 중요한 실행인 만큼 적기 공급을 위해 북미, 유럽, 중국 등에서의 ESS전환을 가속화해 공급 안정성과 운영 효율화도 함께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