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KCC, 과일나무 줄기에 바르는 전용 수성페인트 개발
태양광 반사율 높여 온도 변화 최소화, 과수 언 피해 예방
균열 억제 위한 신장률 24배 강화, 보급 확대 추진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최근 겨울철 기온 변동 폭이 커지며 과일나무의 활동 시작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고, 이로 인해 과수의 한파 노출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1월에는 전남을 중심으로 영하 15도(℃) 이하의 한파가 닥쳐 전국 727ha 과수원에서 언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농촌진흥청은 페인트 생산 전문기업 KCC와 지난해 공동 연구를 통해 과일나무의 언 피해(동해)를 예방할 수 있는 과수 전용 흰색 수성페인트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전용 페인트를 적용해 온도 변화의 폭을 줄이고, 장기간 노출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나무껍질 보호 성능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다. 

   
▲ 사과나무 대상 과수전용 페인트 사용 실증 비교./자료=농진청

   
▲ 복숭아나무 대상 과수전용 페인트 사용 실증 비교./자료=농진청


일반적으로 나무줄기에 흰색 수성페인트를 발라두면 낮에는 햇빛 반사로 나무껍질 온도가 과도하게 상승하는 것을 막고, 밤에는 기온 하강으로 인한 나무껍질 균열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나무줄기에 흰색 수성페인트를 바르는 방법은 수십 년 전부터 쓰여온 방법이다. 하지만 그간 과수 전용 페인트 제품이 없어 일반 건축용이나 외벽용 페인트를 사용해왔다.  

사과·복숭아 등 대부분 과일나무에 보통 겨울철이 되면 1년에 1∼2번 정도 붓이나 스프레이 기계 등으로 도포 작업을 진행하는 방법으로 적용했었다.
 
농진청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과일나무 전용 페인트 제품은 햇빛을 반사·차단해 표면 온도 상승을 막는 차열 기능을 대폭 강화했고, 나무 균열 발생을 막는 능력과 방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차열 기능의 경우 태양광 반사율이 92.1%, 근적외선 반사율은 91.8%로, 일반 페인트 제품의 태양과 반사율 86.7%, 근적외선 반사율 84.5% 보다 각각 5.4%P, 7.3%P 더 높았다. 

연구진이 실험 재배지에서 아무 처리하지 않은 나무와 과일나무 전용 페인트를 칠한 나무, 둘로 나눠 실험을 진행한 결과, 아무 처리하지 않은 나무는 낮 동안 대기 온도(0도) 대비 최대 13.1도(℃)까지 온도가 상승한 반면, 전용 페인트를 바른 나무는 2.6도(℃)에서 최대 3.5도(℃)까지만 상승해 온도 변화 폭이 크지 않았다. 

이는 나무 조직의 온도 스트레스가 크지 않음을 의미한다.

또한 과일나무 전용 페인트는 막이 잘 늘어나는 능력인 신장률도 높았다. 신장률이 높으면 막이 따라가 균열(크랙) 발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나무껍질은 팽창·수축을 반복하는데 신장률이 낮은 페인트는 금세 갈라지기 쉽다. 일반 페인트 신장률은 5% 미만이지만 과일나무 전용 페인트는 120% 수준으로, 24배 더 높아 나무의 팽창·수축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방수성도 일반 페인트는 3분 내 수분이 침투했지만 과일나무 전용 페인트는 40분 이상 수분을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수성이 높으면 수분 유입을 차단, 세포막 파손을 방지함으로써 언 피해 저항성을 높일 수 있다.

과일나무 언 피해 예방을 위해 페인트를 칠할 때는 사과·복숭아 등 나무 종류를 불문하고, 큰 줄기를 기준으로 지면부터 70cm 높이까지 붓이나 롤러로 발라주거나 분무기를 이용해 꼼꼼히 뿌려주면 된다는 농진청의 설명이다. 

윤수현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수기초기반과장은 “이번 기술은 단순 제품 개발을 넘어, 기후변화로 인한 과수 재배 위험을 줄이는 실용적 기술”이라며, “사과·복숭아 등 주요 과수 재배지에서 실증을 확대하고, 그 결과를 기반으로 보급 전략을 체계적으로 마련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농진청과 KCC는 과수 전용 흰색 수성페인트 제조 기술을 공동 특허출원하고 이달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신기술보급사업(10ha)도 추진하는 등 보급을 확대키로 했다. 겨울철 언 피해 예방뿐 아니라 여름철 햇빛에 의해 나무가 과열돼 발생할 수 있는 피해 저감효과를 실증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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