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개봉 7일 만에 관객 3만을 돌파하며 새해 극장가 뜨거운 흥행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 특별판'이 시대를 초월한 미장센의 핵심으로 꼽히는 장만옥의 치파오 비하인드를 공개해 화제를 모은다.
개봉 2주차인 지난 5일(월)과 6일(화)에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탈환하며, 개봉 7일 만에 3만을 돌파한 '화양연화 특별판'. 이 영화를 상징하는 아이콘 중 하나인 장만옥의 치파오는 단순한 의상을 넘어 캐릭터의 감정과 시대의 정서를 담아낸 미장센의 핵심으로 꼽힌다. 영화의 시각적 완성도를 향한 왕가위 감독의 집념은 치파오 제작 규모에서부터 분명히 드러난다.
장만옥은 촬영 기간 동안 총 46벌의 치파오를 착용했으며, 이 중 실제 영화에 등장한 치파오는 22벌에 달한다. 수많은 테이크와 편집을 거쳐 선택된 이 치파오들은 의상 자체가 서사를 전달하는 장치였음을 입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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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양연화 특별판'을 상징하는 아이콘 중 하나인 장만옥의 치파오. /사진=(주)디스테이션 제공 |
의상감독 장숙평은 유행을 따르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며, 1960년대 홍콩의 공기와 정서를 보존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색감과 패턴의 미세한 변주를 통해 인물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드러내는 데 성공했고, 그 결과 치파오는 장면마다 다른 감정을 품은 시각적 언어로 기능한다.
장만옥은 장숙평에 대해 “남들보다 더 예민하고 날카로운 눈을 가진 사람이다. 그의 감각이 없었다면 왕가위 영화는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을 것”이라며 깊은 신뢰를 드러낸 바 있다. 흥미롭게도 장숙평은 치파오 컨셉에 대해 “우리가 선택한 치파오들은 일부러 촌스럽고, 패브릭도 화려하며, 다소 천박한 맛이 나도록 의도했다”고 밝힌다.
이는 1960년대 홍콩 여성들의 현실적인 옷차림을 재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동시에 그는 “왕가위 감독의 미학, 크리스토퍼 도일의 촬영과 조명, 그리고 모든 요소들이 결합되면 그 치파오들은 우아하게 승화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개별 요소만으로는 과감해 보였던 선택들이 하나의 화면 안에서 완성될 것을 확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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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영화에서 제작된 치파오 46벌 중 약 10~11벌은 종이로 만들어졌다. /사진=(주)디스테이션 제공 |
치파오 제작 과정 또한 놀라운 집념을 보여준다. 제작된 46벌 중 약 10~11벌은 종이로 만들어졌는데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닌 시각적 효과를 고려한 선택이었다. 종이 소재는 카메라에 포착될 때 빛의 반사와 주름의 결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 화면 속 질감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장만옥의 헌신적인 노력도 더해졌다. 그는 치파오의 완벽한 실루엣을 위해 촬영 8시간 전부터 음식을 섭취하지 않았고, 일부 장면에서는 의상에 몸을 꿰메듯 밀착한 채 촬영하는 극단적인 신체적 제약을 감수했다. 이러한 모든 과정을 거쳐 완성된 치파오는 '화양연화 특별판'을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시각적 기억으로 각인되게 만들었다.
'화양연화 특별판'은 25년 동안 숨겨두었던 미공개 에피소드가 포함된 역사상 가장 긴 버전으로 오직 극장에서만 만나 볼 수 있는 비밀스럽고 아름다운 시간을 그린 로맨스 영화이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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