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등 에너지 인프라로 외연 확장…철강 의존도 낮추기
공급 과잉·저가 공세 속 중장기 체질 개선 전략 부상
[미디어펜=이용현 기자]글로벌 철강 산업이 구조적 둔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 철강사들의 생존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 수요 정체와 공급 과잉, 중국발 저가 공세가 상시화된 환경에서 단순 철강 생산만으로는 실적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 해상풍력 발전소 전경./사진=연합뉴스 제공

이에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철강을 넘어 에너지와 인프라 영역으로 사업 외연을 넓히며 중장기 체질 전환에 나서고 있다.

먼저 포스코의 전략은 단순한 철강 납품을 넘어 에너지 프로젝트 전반을 포괄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최근 글로벌 해상풍력 선도 기업인 덴마크 외르스테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인천 해상에 국내 최대 규모로 추진되는 해상풍력 발전소 공동 개발을 모색하고 있다. 

이 협력은 고강도 강재를 활용한 하부 구조물과 타워 공급을 넘어, 육상 인프라 건설, 해상 설비(EPCI), 운영·유지보수(O&M)까지 해상풍력 공급망 전반을 아우른다는 점에서 기존 철강사 모델과 선을 긋는다. 

정부가 외르스테드에 독점 개발권을 부여한 1.4GW급 프로젝트로 최종 투자 결정이 이뤄질 경우 2030년대 초 가동이 예상된다. 포스코는 이 과정에서 철강 생산 역량과 인프라 구축 경험을 결합해 한국 해상풍력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제철은 보다 직접적인 방식으로 재생에너지 인프라 시장에 발을 들이고 있다. 최근 현대제철은 해외 대형 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 약 4억5000만 달러 규모의 구조물 공급 계약을 수주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단순 강재 공급이 아니라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제작과 공정 관리, 품질 보증까지 포함한 종합 수주 형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건설·자동차용 강재 비중이 높은 현대제철로서는 철강 수요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에너지 인프라 시장이 새로운 성장 축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송전 설비와 에너지 인프라용 후판·형강 등 고부가 제품 확대 역시 같은 맥락이다. 철강 생산 이후 가공과 납기, 프로젝트 단위 공급까지 책임지는 구조로 사업 모델을 전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시장 전망도 밝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해상풍력 누적 설비 용량은 76GW로 전년 대비 13% 성장했으며, 현재 해상풍력 설비를 보유한 국가는 20개국이지만 2035년에는 32개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전략이 방식은 다르지만 지향점은 같다고 본다. 철강 가격 변동성과 업황 리스크를 완화하고 침체 국면에서도 버틸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중장기 생존 전략이라는 것이다. 단기간 실적 개선보다는 철강 산업의 구조적 변화에 대비한 체질 개선에 가깝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 철강사는 단순 제조 기업이 아니라 에너지와 인프라 산업의 핵심 파트너로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며 “이 같은 사업 다각화가 실제 수익원으로 안착할 수 있을 지가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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